<주간기획-국군포로 이야기> 국군포로 실종자와 가족들

2006-03-21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지난 94년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망명한 조창호 중위에 따르면 북한에는 약 500여명의 국군포로가 아직도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국군포로의 실상에 대해 짚어보는 '국군포로 이야기', 오늘 첫 순서에서는 국군포로와 실종자에 대한 개략적인 실태를 살펴보고 일부 가족들의 사연을 직접 들어봅니다.

그 동안 남한에 살아서 귀환한 국군포로는 지난 94년 극적으로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입국한 조창호씨 이후 모두 60여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중 절반에 해당되는 30명이 2003년 이후 귀환했습니다. 남한 국방부는 귀환 국군포로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아직도 500여명의 국군포로가 북한에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남한정부는 살아서 귀환한 국군포로에 대해서는 국가 유공자 대우를 하고 보상을 하고 있지만 사망한 국군포로 가족에 대해서는 탈북자와 같은 대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북은 제 7차 적십자 회담에서 전쟁시기 및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에 대한 생사확인을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와 함께 남한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군포로 송환과 대우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돼 앞으로 국군포로 해결에 있어 정부의 활동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개정된 국군포로 관련법안은 정부가 국군포로 실태 파악과 송환에 노력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 기관은 국군포로가 귀환을 목적으로 보호와 지원을 요청할 경우 지체없이 국군포로와 그 동반 가족에 대한 보호조치와 송환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억류지를 벗어난 국군포로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는 방안도 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입국한 국군포로 가족들은 이번 법률안을 환영하는 한편, 대한민국 정부가 국군포로에 대한 의무를 다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국군포로 가족 최연희씨는 조국을 위해 싸우다 평생을 북한 탄광 등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려온 아버지와 가족들이 당한 고통을 생각하면 남한 정부는 당장이라도 생존 국군포로들을 데려와야 하고 가족들에 대한 최대한의 보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연희: 생존해서 돌아오신 분들은 행운입니다. 저희 가족들이 받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생각하면 몇 배나 많이 보상을 받아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가족들한테 사회적으로 인권문제나 직업에 대한 문제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셔서 힘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지난 2002년 국군포로 아버지 백종기씨의 유골을 갖고 중국으로 탈출해 남한에 입국한 백영숙씨는 국군포로 가족이란 이유로 북한에서 차별받고 남한에서는 밑바닥 삶을 살고 있다면서, 자신이 받은 고통을 최근 남한에 입국한 아들에게까지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백영숙: 학교에서 10등권 안에서 공부했는데 대학도 못 갔고 군대도 가고 싶었는데 못 갔고 가고 싶은 데는 하나도 못 갔습니다. 한국에 오니까 배운 게 없어서 직장도 구하기 힘듭니다. 나 같은 경우는 아무데서 막일이나 해도 괜찮은데 사실 북한에 있었으면 우리 아들도 발전을 못하는데 데리고 왔습니다. 정부에서 우리 아들이 나중에 취직하거나 공부하는데 특별법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국군포로 아버지의 맏딸인 서연주씨는 아버지가 탄광에서 강제노동을 하다 다쳐 장애인으로 평생 고생하셨다면서 돌아가시기 직전 남한에 가서 친척들을 찾으라는 유언을 남기셔서 남한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목숨을 걸고 온 남한에서 또다시 차별과 냉대 속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면서 아버지가 조국을 위해 피 흘린 대가가 이것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서연주: 저희들 같은 경우는 유공자 대우를 당연히 해줘야 되는 것 아닌가요. 저희 아버님 같은 경우는 50년 동안 탄광에서 고생고생 하셨습니다. 저도 나올 때 아버님이 고모님들 다 찾아서 가면 내가 한국에서 전쟁에 참가해서 포로가 됐기 때문에 대우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나왔는데 탈북자와 똑같이 대우해 줘요. 그런 것도 섭섭해요.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우리도 유공자 대우해줬음 좋겠어요.

한편, 북한에서 탈출해 남한에 입국한 국군포로 가족들은 남한에서 ‘6.25 참전 국군포로 가족모임’을 결성해 사망한 국군포로와 그 가족에 대한 보상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수경기자

하고 싶은 말 (0)
Share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