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북한 경제난의 탈출구 Q/A

북한은 올해 들어서 더욱 악화하는 경제난을 타개하려고 중국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문제가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경제 지원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 또는 미국에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은 그럴 능력을 갖고 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이유로 북한과 노선을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관한 소식을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 북한이 당면한 경제난을 해결하려고 중국에 다가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배경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됐는지요?

기자

: 15일자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작년 말에 단행한 화폐 개혁의 실패로 나타난 극심한 혼란을 중국과 관계를 강화해 돌파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보도는 북한 당국이 나빠진 인민의 생활을 개선하려면 최대 우방국인 중국의 원조가 불가결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다수 관측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경제 위기를 맞아서 중국에다 손을 벌일 수도 있다는 전망을 이보다 앞서서 내놓았습니다. 경제 위기의 돌파구로 떠오른 나라가 현재로서는 중국밖에 꼽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 북한이 이처럼 중국에 접근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습니까?

기자

: 북한은 고질적인 경제난에다 현재 유엔의 경제 제재까지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무기 수출을 할 수가 없어 외화 획득에 애를 먹습니다. 그러다 보니 필요한 물자를 구입할 수가 없어 심각한 물자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작년 말에 실시했던 화폐 개혁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물자 부족과 겹쳐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초래했습니다. 물자 부족의 해소가 있어야만 이런 사태를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물자를 공급할 능력이 없어서 외부 지원이 필요합니다. 북한은 핵 문제의 진전이 없이는 한국이나 일본 또는 미국에 원조를 요청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유엔 제재의 잣대를 엄격히 적용하지 않고 핵 문제와 관련해 속으로는 북한을 전략적인 측면에서 보듬는 중국에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유일한 대안입니다.

앵커

: 북한의 이런 움직임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시겠습니까?

기자

: 북한과 중국이 요즘에 6자회담의 재개와 대북 투자를 통한 우회적 경제 지원의 논의라는 ‘이원 협의’에 나섰다고 관측됩니다. 양국의 이런 접근은 우선 중국 공산당의 왕가서(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과 북한 외무성 김계관 부상의 교차 방문에서 드러납니다. 왕 부장과 김 위원장의 함흥 면담 이후에 김 위원장이 국내 경제와 관련해서 “전체적으로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라고 한 발언은 음미할 대목입니다. 이는 왕 부장과 한 면담에서 중국 투자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던 점을 시사합니다. 김 부상이 이번에 중국을 방문한 목적은 6자회담을 논의하는 외에 온가보 (원자바오) 총리가 10월 약속한 경제 원조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데에 있었다고도 알려졌습니다. 24일자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 북한은 다음달 출범하는 북한의 국가개발은행을 주축으로 하고 조선대풍투자그룹을 집행 기구로 삼아서 두만강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대풍그룹이 그간100억 달러를 유치했다는 이야기는 국가개발은행의 자본금이 100억 달러라는 사실이 잘못 전해졌다고 이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작년 11월 유엔개발계획(UNDP)이 추진한 두만강 개발계획에서 탈퇴한 바 있습니다.

앵커

: 북한이 두만강 개발을 중심으로 구상하는 경제 개발계획을 설명해 주시지요?

기자

: 북한은 두만강 하구의 개발을 주축으로 삼아서 라진을 석유와 천연가스의 공급 기지로, 청진은 제철과 중공업, 중기계 단지로, 그리고 김책, 신의주, 함흥, 원산, 남포 등을 거점 도시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두만강 하구의 라선시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동북 3성의 물류를 태평양으로 나가게 하는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입장에선 사할린과 시베리아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한국, 일본, 중국 등지로 판매할 최적지입니다. 중국은 UNDP가 추진해오던 두만강 개발계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라선시 개방에 대비해 옌볜 조선족자치주의 훈춘시를 개발해 왔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이 두만강 개발계획의 복귀를 선언한다면 이 사업에 더 활발하게 참여한다고 예상됩니다. 북한은 라진항 개방으로 중국의 투자를 끌어낸다는 복안입니다.

앵커

: 그런데 북한이 지금처럼 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국가개발은행의 자본금 100억 달러를 무슨 방도로 마련할 수 있습니까?

기자

: 북한이 경제난 속에서 자본금 100억 달러를 마련한다는 방안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분은 북한의 주요 기관이 70%, 대풍그룹이 30%를 갖는다고 알려졌습니다. 서방 투자자들이 계획경제 체제의 북한에다 투자를 할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습니다. 앞서 북한이 100억 달러를 유치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에도 상당수의 한국 전문가는 이것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로 봤습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 이사국인 중국이 유엔의 대북 결의를 위반하면서100억 달러를 투자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일각에서도 대규모의 투자 액수도 액수이지만 중국이 유엔 제재를 무색케하는 그 정도 투자를 과연 할지에 의문을 품기도 했습니다.

앵커

: 북한이 이와 같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에 기대고 중국은 기꺼이 북한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 북한과 중국이 전략적인 이해 관계를 같이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 무장이 어느 일면에선 미국에 저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봅니다. 북한에 대한 고립 정책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영향권으로 들어오려는 북한을 마다할 리가 없습니다. 북한은 이 같은 상황에서는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CRS는 중국이 부분적으로 북한의 핵 개발을 중국에 대한 위협보다 미국의 이익에 대한 도전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대북 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앵커

: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를 들 수 있나요?

기자

: 중국 공산당의 이원조 (리위안차오) 정치국 위원 겸 중앙조직부장이 했던 발언을 들 수가 있습니다. 리 부장은 11일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기념해 열린 연회에 참석해서 “북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일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하고 전략적인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은 중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앵커

: 네, 지금까지 북한의 경제난과 중국의 역할에 관해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