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재 러 대사관 “평양 봉쇄령 해제”
2023.01.30
앵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북한 당국이 특별방역기간, 이른바 평양 봉쇄령을 해제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30일 북한이 평양에 발령했던 봉쇄령을 해제한다는 통보를 평양 주재 외국 공관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보도문을 통해 북한 외무성으로부터 받은 내용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외교 공한을 통해 “모든 외교 공관, 국제기구 대표부들에게 25일 0시부터 설정됐던 집중방역기간이 30일 0시 종료됐음을 통보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25일 북한 외무성은 호흡기 질환이 늘면서 평양에 5일간의 특별방역기간, 집중방역기간을 선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당시 일반적인 감기를 포함한 질환이 평양에 확산하고 있다는 등 호흡기 질환 때문이라고만 밝히며 신종 코로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특별방역기간을 설정한 이유가 코로나 확산 때문이라고 볼 어떠한 증거는 아직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습니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 열병식 직후 코로나가 확산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특별방역기간 설정을 2.8 건군절 행사를 치르기 위한 사전조치의 성격으로 보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25일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참여한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했고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김정은에게 4월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전국적 범위에서 폭발적으로 전파ㆍ확대됐다고 보고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상황에서 열병식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권위가 손상되는 일”이라며 “예정대로 행사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경각심을 갖고 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해 4월 열병식으로 코로나가 확산됐다는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고 또 하나는 지금 상황에서 열병식을 연기하거나 취소한다는 것은 김정은 체제로서는 권위가 상당히 손상되는 일이거든요. 지금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코로나가 확산된 건지 아니면 예비조치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역시 북한이 2.8 건군절 행사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통제에 들어갔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안 이사장은 “북한은 방역 시스템, 의약품 공급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갑자기 고열환자가 급속하게 늘어나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며 이는 “김정은의 존엄과 직결되기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안 이사장은 이밖에 김정은이 새해 첫날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평양에서 발생한 전염병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북한은 평양시에서 발생하는 사건은 곧 김정은의 존엄이라든지 김정은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평양에서 중대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김정은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은 거의 확실시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평양 봉쇄령을 발령한 것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 8월 코로나 사태 종식을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코로나 재확산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평양 봉쇄령을 내리기 직전인 지난 23일 김정은의 지도 아래 코로나 상황을 종식시켰다는 기록영화를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측은 최근 북한 내 백신 접종 여부 등 코로나 상황 관련 정보를 내놓지 있고 않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