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RFA 10대 뉴스➅] 북한에도 번진 아프리카돼지열병…식량난 가중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9.12.26
NK_africa_pig_fever.jpg 북한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자강도 우시군 북상협동농장에서 지난 5월 23일 돼지열병 발병 사실이 신고돼 이틀 뒤 확진됐다고 통보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9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의 여섯 번째 시간은 김소영 기자와 함께합니다. 김소영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네, 준비해온 자료를 먼저 들어 보시겠습니다.

앵커) 북한의 식량난 문제, 어제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이은 극심한 가뭄으로 식량 생산이 더욱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은 어땠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직접 북한에 조사단을 파견해 실상을 파악한 후 5월 발표한 보고서는 올해 북한 식량 사정이 10년만에 최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인구의 40%가 식량 부족 상태로 외부로부터 136만톤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들 기구는 식량생산이 급감한 이유로 강수량 부족 등에 따라 6월에 수확할 봄 작물 전망이 좋지 않고, 수확한 곡물을 운반하고 보관할 연료나 전력이 부족해 수확 후 손실되는 곡물량도 예년보다 더 많을 것이란 점을 들었습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식량계획(WFP),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 등 5개 유엔 주요 기구들이 7월 발표한 2019년도 ‘세계 식량안보와 영양 상태 보고서’에서는 북한의 영양결핍 인구가 전체 인구의 48%인1,220만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러한 식량 부족 상황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 바 있는데요. 어떤 내용이었는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 7월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식량 사정이 날로 안좋아지고 있다는 상황을 알렸습니다. 당시 보도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보도)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올해 예년에 보기 드문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곡식들이 자라지 못하고 말라 죽고 있다”면서 ”함경북도 지역의 가뭄은 최악의 상태여서 논바닥이 갈라지고 벼들이 타 죽는 등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북부지역의 피해가 매우 심각한데 북부 지역 농장들에 소속된 농민들이 아우성이다”라면서 ”전국적으로 주민들이 달라붙어 가뭄 피해를 대책한다며 농장들에 나가 물주기를 하고 있지만 지독한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농장들마다에서는 하천이나 쫄장(인공적으로 땅을 파서 만든 물 웅뎅이)에서 물을 확보하는 등 가뭄 대책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까지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은 자연조건에서 강하천도 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쫄장을 깊이 파도 물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농무부 역시 북한의 올해 쌀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20만 톤 이상 줄어들 것이라면서 1994년 이후 쌀 수확량이 가장 적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들로부터 지원도 많이 필요했을 텐데요. 매년 대북 지원금이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올해는 사정이 어땠나요?

기자) 지난달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발표한 '2019년 인도주의 자금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유엔 대북지원 자금이 목표치의 4분의 1만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올해 대북지원 자금 목표치는 약 1억2,000달러지만, 지난달 31일 기준 모금된 금액은 목표액의 26.6% 수준인 3,200만달러에 그쳤습니다.

보고서는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유엔의 재정 부족이 지속해서 심각한 상황"이라며 "북한 취약계층에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상황은 이러한데 올해 한국 정부가 북한에 적극적으로 쌀 지원을 하려고 했고, 실제로 운송 준비까지 다 마쳤다가 북한의 거부로 이마저도 무산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지난 6월 한국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쌀 5만톤을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다음 달인 7월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WFP에 한국의  쌀 지원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후 WFP 측과 몇 차례 북한의 쌀 지원 부분에 대해 문의했었는데요. 당시 대변인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거나 “북한과 계속 소통 중”이라고만 답하고 북한 식량 사정이 열악하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이달 한국 정부는 대북 쌀지원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WFP로부터 사업비용을 회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의 말입니다.

김연철 장관: 남북관계 소강 국면에서 WFP를 통한 대북 쌀지원 협의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입니다. 남북이 WFP를 통해 협의를 하는 방식으로 쌀지원이 진행돼 왔는데 현재 5만톤의 대북 쌀지원이 중단돼 있습니다. 이 문제는 진전이 되지 않으면 종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올해 북한에서는 식량난 말고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문제였잖아요?

기자) 실제 북한은 지난 5월 이례적으로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병했다는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북한이 이와 관련한 추가 내용을 보고하지는 않아 피해상황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국 당국은 북한에 돼지열병이 퍼지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의 이혜훈 정보위원장의 말입니다.

이혜훈 정보위원장: ‘평안북도에 돼지가 전멸했다. 아예 돼지가 다 없어졌다. 그래서 고기 있는 집이 없다' 그런 불평이 나올 정도로...

한국 국가정보원은 당시 “북한은 발병돼지 살처분, 돼지고기 유통 전면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7월 이후 여러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병하고 있다”며 “북한 지역에 돼지열병이 상당히 확산됐다는 징후가 있다”고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10월에도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봄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돼지열병으로 인해 청진시의 모든 장마당에서 돼지고기 값이 폭등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인해 돼지열병이 유입되고 확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산 돼지고기 수입이 중단되었고 돼지고기 품귀현상이 빚어졌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상황이 이렇게 심각했는데 북한이 이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했을지 궁금한데요.

기자) 세계동물보건기구는 돼지에게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대한 백신이 아예 없기 때문에 북한 내 질병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역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한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발생 지역의 돼지를 집단으로 살처분하거나 따로 격리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했었는데요.

북한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한 공식적인 발표를 내놓지 않아 정확한 상황은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북한 주민소식통은 당에서 올 가을 돼지고기를 판매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돼지 열병이 완전히 퍼진 후 취한 조치에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라며 주민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갑자기 돼지고기 판매가 전면 중단되면서 장마당에서 팔리는 돼지고기값이 폭등했다고 하네요.

앵커) 네, 김소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2019년 10대 뉴스6편 ‘북한에도 번진 아프리카돼지 열병…식량난 가중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2019년 10대뉴스 제 7편 ‘북한 안에서 북한 밖에서 외면 당하는 인권’편을 보내 드립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