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녕하십니까. 토요일 격주로 보내드리는 'RFA뉴스분석' 시간입니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굵직한 북한 소식, 영향력을 미쳤던 RFA 뉴스 보도들을 그 뒷이야기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앵커: 양성원 뉴스 에디터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양: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 2주간도 북한 관련 중요한 뉴스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뉴스 중 가장 눈에 띄는 리포트, 먼저 어떤 걸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양: 네, 지난 4월 마지막주에 개최됐던 북한자유주간 행사 관련 기사들이 생각납니다. 올해 18회째를 맞는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개방! 북한(Open! North Korea)'이란 주제로 열렸는데요. 코로나19(비루스) 사태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부분 행사가 화상으로 열렸습니다.
앵커: 이번 행사와 관련해 행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28일 미국 국무부에서 북한 당국의 인권유린 행태를 강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는데요.
양: 그렇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20년에는 국무부가 북한자유주간 행사와 관련해 이런 성명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올해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와서 다시 국무부가 아주 강도 높게 북한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놨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구실로 국경지대에서 누구든 총살하라는 '사살명령'을 내린 것에 경악했다면서 이를 잔인한 만행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문명 세계에서는 도저히 이런 행태가 있을 수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We are appalled by the increasingly draconian measures the regime has taken, including shoot-to-kill orders at the North Korea-China border, to tighten control of its people under the guise of fighting COVID-19. The civilized world has no place for such brutality,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must continue to speak out.)
앵커: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절대 묵과하지 않고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군요.
양: 그렇습니다. 국무부 측은 구체적으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이루 말할 수 없는 학대를 당하는 10만 명 넘는 정치범들이 갇혀 있다면서, 존엄성과 인권을 침해당하는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들 옆에 미국이 함께 하겠다, 함께 서 있겠다고(stand with) 다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인권침해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미국 정부가 이와 관련된 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북한 주민들이 독립적인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대북 정보유입 노력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탈북자와 탈북자 단체의 북한인권 증진 활동을 지지할 것이란 의사도 피력했습니다. (The United States will continue to raise awareness of North Korea's egregious human rights situation, investigate abuses and violations, support access to independent information for the North Korean people, and work with the United Nations and likeminded allies to promote accountability for the Kim regime. We also honor the courage of the North Korean defector and human rights community and will always support their efforts to shine a spotlight on these grave injustices.)
앵커: 올해 북한자유주간의 마지막 행사는 이례적으로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 앞에서 열렸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요?
양: 네, 예년의 경우 북한자유주간 일정에서 빠지지 않는 행사 중 하나가 바로 워싱턴 DC 주미 중국대사관 앞에서 하는 시위였는데요. 북한 인권운동가와 시민들은 그곳에 모여 중국 당국에 중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송시키지 말라고 촉구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 행사 대신 한국 대사관 앞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중국 수용소에 갇혀 있는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데려올 것을 촉구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저희 RFA 워싱턴 본사 뉴스팀 김소영 기자와 이규상 영상팀장이 직접 현장을 취재하기도 했는데요. 잠시 행사 현장 소리와 함께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시죠.
[숄티] Because of COVID, the North Koreans have shut their border down, and they are not accepting refugees back. So this is a wonderful opportunity for the Republic of Korea to work quietly with China…
이번 행사를 주관했던 숄티 대표의 말은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고 탈북민의 북송을 안 받아들이고 있으니 아주 좋은 기회다, 이 좋은 기회를 활용해 한국 정부가 중국 측과 조용한 외교를 벌여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숄티 대표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을 거론했다고요?
양: 그렇습니다. 그는 이번 북한자유주간을 통해 북한 내부가 얼마나 변했는지, 또 얼마나 많은 정보들이 북한에 유입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소리방송(VOA) 등을 거론했는데요. 이런 방송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며 그들은 이 방송들을 듣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What we've learned during this North Korea Freedom week is how much things changed inside North Korea, how much information getting in North Korea. VOA, RFA, Free Radio North Korea are getting information for North Koreans. They are listening.)
앵커: 이번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참석한 탈북자들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한 언급을 했다는데 그것도 좀 소개해주시죠.
양: 지난달 26일, 민간연구기관 미국기업연구소(AEI)는 탈북자들과 함께 대북 정보유입과 관련된 토론회를 개최했는데요. 탈북자들은 저희 자유아시방송(RFA)과 미국의소리방송(VOA) 등 외부에서 들어오는 라디오 방송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한줄기 생명줄 같이 소중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행사를 취재한 저희 워싱턴 본사 이상민 기자는 북한에 살때 해외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는 탈북민 주경배 목사에게 RFA와 VOA가 효과적이었냐고 물었는데요. 직접 주경배 목사의 대답을 한번 들어보시죠.
[주경배] 먼저 미국 방송의 효과와 관련해 RFA와 VOA가 너무 잘 듣는, 북한에서 가장 잘 들리는 방송들입니다. 또 한국에서 보내는 극동방송(FEBC)까지 가장 잘 들립니다. 그래서 이 방송을 더 활성화해서, 귀가 들으라고 있으니까 귀에 들리는 이 방송을 계속 해주시면 북한 주민들한테 큰 생명을 살리는 힘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앵커: 탈북자들이 북한 탈출을 결심할 때 북한에서 청취했던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라디오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발언들도 나왔다구요.
양: 네, 지난달 28일 미국 헤리티지재단에서도 탈북자들과 함께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그 자리에 참석한 탈북자 최정훈 씨와 장세율 씨 등은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언급하며, 자신의 지인들 중 많은 이들이, RFA와 한국의 자유북한방송을 듣고 탈북을 결심하게 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달 29일 저희 RFA 서울지국에서, 한국으로 망명한 고위급 탈북자를 인터뷰하려고 그 분한테 섭외 전화를 했었는데요. 그 고위급 탈북자도 저희 방송과의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하면서 RFA의 영향력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RFA의 경우 북한 내 청취율이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북한 당국이 이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RFA와 인터뷰를 하면 북한 내 가족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엘리트 계층이 평가하는 RFA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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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각도를 좀 바꿔 북한 측 입장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한국의 한 북한인권단체가 대북전단을 담은 풍선을 북한 쪽으로 날려보내자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또다시 한국 정부를 맹비난했는데요.
양: 그렇습니다. 한국 문재인 정부 여당이 주도적으로 제정한 후 지난 3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에도 불구하고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4월 마지막 주 대북전단을 담은 풍선을 북한 쪽으로 날려보냈습니다. 그러자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2일 이를 사전에 막지 못한 한국 정부가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는데요. 김여정 부부장은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볼 것"이라며 대남 도발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앵커: 앞서 잠시 소개됐지만 국무부가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내놓은 성명에도 북한 측은 발끈하지 않았습니까?
양: 그렇습니다. 국무부 측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고 비난한 데 대해 '최고존엄을 건드리는 행위'라며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내고 이번 국무부 측 발언을 "우리와의 전면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로 받아들인다면서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해나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고 거듭 위협성 발언을 내놨습니다.
앵커: 이런 북한 측 행태에 대해 국무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양: 국무부 측은 지난 2일자 북한 외무성 담화에 대한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국무부 대변인실은 앞서 지난달 30일 저희 워싱턴 본사 뉴스팀 지정은 기자가 한국에서 탈북자 단체가 '대북전단금지법'에도 불구하고 대북전단을 날린 데 대해 논평을 요청하자 "미국은 북한 내 인권 상황과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증진하기 위해 비영리 단체 및 탈북민 사회의 동반자 단체들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We continue to work with our partners in the NGO and North Korean escapee community to promote human rights in North Korea and North Koreans' access to information.)
앵커: 북한 정권이 대북전단을 비롯한 외부정보 유입이나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뭘지 궁금한데요.
양: 북한 당국 입장에선 아킬레스건 즉 가장 취약한 약점이 바로 인권문제이기 때문인데요. 지난 3일 세계기독연대(CSW)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팀장은 저희 방송과 인터뷰에서 전형적으로 북한 당국은 인권 관련 비판에 "공격이나 부인, 거짓말, 체제 선전으로 대응한다"고 분석하면서 이는 김정은 정권이 "거짓과 범죄, 억압 위에 세워진 매우 연약하고 불안정한 정권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인권 문제는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훼손시킬 수 있어 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양성원 에디터 잘 들었습니다.
앵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주목할 만한 북한 뉴스들을 소개해드리는 'RFA 뉴스분석'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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