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핀스키 “류경호텔 운영 아직 협상중”
2012.11.14
앵커: 독일의 고급 호텔 체인인 캠핀스키 그룹이 북한 류경호텔 경영을 맡아 내년 중순 개장할 뜻을 밝힌 데 대해 독일 언론은 대체로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캠핀스키 측은 특히 아직 협상이 진행중이라며 계약이 이뤄진 건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독일의 최대 일간 신문으로 대중지인 ‘빌트’(인터넷 판)가 지난 2일 캠핀스키 호텔그룹의 북한 류경호텔 경영 참여 소식을 전하면서 뽑은 제목입니다. 이 매체는 고급 호텔 체인인 캠핀스키가 인류 역사상 가장 추악한 건물로 꼽혔던 호텔 개장에 나선다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 독일판(인터넷 판)도 지난 4일 캠핀스키 그룹의 이번 결정을 위험한 도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개방 가능성에 대비해 류경호텔 운영에 나선다지만 여전히 북한의 개방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겁니다. 여기다 2011년 한 해에만 천만 명 이상의 외국 관광객이 찾은 한국에 비해 북한은10만 명이 채 안 되는 외국인이 찾는, 관광 불모지라고 꼬집었습니다.
독일의 유력 주간지인 슈피겔(인터넷 판)도 지난 1일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레토 비트버 캠핀스키 그룹 회장의 “(류경호텔이) 돈을 찍어 내는 기계가 될 것”이라는 말과 “만약 북한이 개방 하면”이라는 단서를 함께 부제목으로 뽑았습니다.
슈피겔은 특히 캠핀스키 그룹 홍보 담당자를 인용해, “협상이 진행중”이라며 “계약이 이뤄지진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류경호텔 운영 참여가 완전히 결정된 건 아니라는 겁니다. 그는 캠핀스키 스룹이 20년 전 중국에 진출할 당시 합작 상대였던 베이징국제여행그룹(BTG)과 50대 50의 지분으로 나눠 함께 류경호텔 운영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캠핀스키 그룹의 경영 참여로 류경호텔이 순조롭게 개장한다고 해도 건물 안전에 대한 불신 등 넘어야 할 난관은 많다고 루마니아 출신의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통장: 류경호텔이 지난 25년 간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된 데 따른 건물의 안전 문제가 제기될 것겁니다. 여기다 웅장한 외관과 건물 높이에만 신경을 써 실제 상업용 호텔로 활용하는 데 불편할 가능성이 큽니다. 수년 전 루마니아의 ‘국민관’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개최한 적이 있는 데 회의 진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차우세스쿠 우상 숭배가 건물의 주 목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류경호텔 개장 소식과 함께 지난 2일 인터넷 상에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류경호텔을 예약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노’가 57%, ‘예스’가 43%였습니다. 10명 중 6명은 류경호텔에 묵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