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2차 상봉, 남북적십자 총재 접촉


2005.08.29

11차 남북 이산가족 두 번째 상봉 단이 29일 금강산에서 만났습니다. 남한에서 간 이산가족 430명은 이날 오후 금강산 온정각 에서 북측 가족 100 여명과 단체로 만나 이산의 한을 풀었습니다.

남한 공동취재단 보도에 따르면 이날 금강산을 찾은 이산가족 2진은 북측 가족들이 상봉장으로 들어서자 반세기 이상 헤어져 살아온 가족들이 반가움과 설움으로 눈물바다를 이루었습니다.

남측의 최고령자인 95살의 홍재희 할머니는 전쟁 때 헤어졌다 55년 만에 만난 북의 아들 71살 최수웅씨를 보고도 말을 잇지 못 했습니다 행방불명 된 줄 알았던 아들을 다시 만난 홍 할머니는 휠체어에 않아 아들을 바라보며 손만 꼭 잡았습니다.

또 남쪽의 동생 박창희씨가 북측의 형 박윤희씨를 만나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특히 이들 형제는 남한의 동생이 정부의 허락 없이 북측 형과 서신을 주고받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 풀려나는 등 또 다른 이산의 고통을 간직한 만남이라 더욱 애틋했습니다.

박창희씨는 한국 외국어대학교 사학과 교수였던 시절 일본의 아는 사람을 통해 형이 북한에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형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보안법 위반으로 1955년부터 2년11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박창희씨는 당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사면, 복권이 되어 이번에 형을 만난 것입니다.

상봉장의 사연도 여러 가지였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남측 어머니 94살 김동순씨가 55년만에 70대 중반이 된 딸 복녀씨를 만나자 한 눈에 알아보았습니다.

김 할머니는 치매로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누어야 사람을 알아 볼 수가 있는데 이날은 북측 딸이 상봉장 테이블로 가까이 오자 가족들이 누구냐고 묻자 금방 딸 이름을 불러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또 반세기 만에 남측 형제들은 만난 조창봉 씨는 기쁨에 겨워 고향의 봄을 부르며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특히 오는 31일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착공을 위해 이날 금강산 현지에 도착한 한완상 대한 적십자가 총재는 장재언 조선 적십자회 중앙위원장과 만나 가족들을 위로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습니다.

또 이들은 최근 남한에서 500만 관중을 돌파하면서 인기리에 상영중인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화제로 남북인도주의 교류와 북미 관계 등에 대해 애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장 위원장은 한 총재에게 비료 등 남측의 인도적인 지원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전했다고 공동취재단이 보도했습니다.

한편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번에도 이산가족들이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야 하는 일회성 행사라며 이제는 상봉이 바뀌어야 한다고 남한 언론이 보도 했습니다.

지난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1만800여명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했지만 한차례 만나기만 했지 서신교환이나 상호 방문으로 이어지지 않아 이산가족들은 또 다른 고통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남한에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가 10만 여명에 달하고 있어 이런 형태로 나간다면 대부분 고령인 가족들이 이산의 한을 풀길이 없다며 이제 남과 북은 상봉의 정례화, 서신교환, 자유왕래 등 근본적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 했습니다.

이원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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