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도착 탈북자, 미 대사관에 망명신청 추진 중


2005.10.28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머물다 지난 18일 미국 망명을 위해 멕시코 국경도시에 도착한 40대 탈북자가 멕시코 주재 미국 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탈북자의 망명을 돕고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탈북자 동지회 김 용 회장은 탈북자는 지금 안전한 곳에 있으며 계속연락을 취하며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고 28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탈북자는 가명인 이철수란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이 씨를 돕고 있는 탈북자 동지회의 김용 회장은 현재 브로커, 즉 중개인들이 미국 월경에 따른 비용을 너무 많이 요구해 미국 국경을 통하지 않고 멕시코 미 대사관에 망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용: 브로커들이 돈을 요구하고 있어서 멕시코 주재 미 대사관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안전한 곳에서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발효 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탈북자는 한사람도 미국에 들어온 사례가 없는데다 최근 미 의원들이 행정부에 북한인권법에 따라 탈북난민 들이 미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을 탈출한 이 씨는 중국에 머물다 직접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요구하는 탈북난민으로서의 여건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용: 북한에서 탈출해 중국에서 방황하다 2002년도에 체포되어 북송되었다가 다시 넘어온 사람입니다. 그분이 중국 여권을 소유하고 있고 북한에서 김정일의 방침에 관한 모종의 서류를 가지고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그동안 탈북자 이 씨와 함께 또 다른 탈북자의 제3국으로의 탈출을 지원해 왔다며 탈북자들의 망명을 돕는 과정이 너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은 그동안 남한에 정착했던 탈북자들이 한국 여권을 소지한 채 미국 국경에서 망명을 신청했다 이민국 구치소에서 몇 달씩 기다리며 재판과정을 거쳐 모두 출국 당해 그 이후 남한에서 미국으로 망명을 시도하는 탈북자들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동남아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 역시 미국으로의 망명을 원하고 있지만 어려운 길이라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망명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용: 남한으로 윤인호 씨 한창권 씨 다 갔습니다. 미국에 오기가 너무 힘드니까 영국으로 간 서너 세대가 있습니다. 그분 영주권 다 받아... 초청해서 미국에 한 번 데려오려고 합니다.

김 회장은 자신이 지원하는 탈북자가 미국 망명을 시도하는 것이 처음이 아니라며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막 통과되자 중국의 탈북자 두 명이 미국 망명을 시도하다 몽골 요원들에게 잡혔던 일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 처음에 작년 10월 달에 한국 여권가지고 몽골로 해서 데려오려다 한국대사관에서 알고 거기서 비행기에서 몽골 경찰을 시켜 데리고 가서 다음날로 한국으로 데려갔습니다. 한사람은 의사, 닥터고 하나는 최은희 씨하고 북한에서 ‘사랑사랑 내 사랑’의 춘향전에서 나왔던 배우 선희 언니였어요. 인권법이 처음으로 실현되어 서너 달 공을 들였는데 그렇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번이 두 번째 시도입니다.

그는 지난해 10월 북한인권법 안이 연방 상하원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던 당시 탈북자 두 사람의 미국 망명 요청이 받아들여졌다면 탈북자들에게는 물론 북한 정권에도 큰 파장이 미쳤을 것이라며 아쉬워했습니다. 김 회장은 지금도 중국과 동남아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 들이 3국으로의 망명을 원하지만 워낙 경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이들을 지원하는 사람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이들을 위해 일 하는 선교사들이나 인권 운동가들이 어떤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탈북자들의 목숨을 살리는 일을 위해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용: 탈북자 수요자들, 원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분들을 한 명 한 명 데리고 오려면 경비부담이 많습니다. 선교사나 인권운동가들은 진정으로 인권 탈북자들을 도우려면 정말 소문 없이.... 말로만 할 때가 아닙니다. 남한 정부 현 정세를 보나 북한정세를 보나 탈북자들이 방황하는 상태를 보더라도 말보다 실천적으로 한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투신하고 앞서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편 올해 46살인 이철수 씨는 지난 95년 딸과 함께 북한을 탈출한 뒤 그동안 중국에 머물러 있다 북한에 강제송환 되기도 했었다며 이번에 미국 망명이 성사되면 미 행정부가 북한인권법에 따라 탈북자를 난민으로 받아드리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 이라고 김 회장은 말했습니다.

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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