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소떼 방북 10주년...정주영 회장 무대에

서울에 있는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특이한 연극이 한 편 공연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첫 무대의 막을 올린 ‘성공을 넘어서’ 라는 연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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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대사 : 중도에 포기는 없다, 자네들 아나.. 개구리도 나뭇가지에 오르기 위해서 열 번 스무 번 서른 번을 죽어라 뛰어 오른다는 것을 ...

"중도에 포기는 없다" 이 연극에서는 이 말 외에도 "해봤어? 뭐든지 하면 돼 새도 부지런해야 먹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통일이 우리의 살 길이다" 이런 대사들이 계속해서 등장합니다.

단순명료하고 쉬우면서도 그 한마디 한마디에는 한 생애를 치열하게 살다간 한 사람의 땀과 눈물과 불굴의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이 말들의 주인공은 지난 2001년 3월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한국기업 가운데 하나인 '현대' 그룹의 창설자인 정주영 전 회장입니다.

특히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힘든 서민들에게는 약해지는 마음을 다시 한번 추스르게 하고 자칫 나약해지기 쉬운 청소년들에게는 한 인간의 강한 의지를 통해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는 내용으로 꾸며진 연극입니다.

특히 올해 2008년은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한지 10년이 되는 해라 연극 중에 나오는 정회장의 대사는 더욱 의미를 더했습니다.

정주영 (대역) : 난 본래 농사꾼의 아들입니다. 소는 예부터 우리의 모습이죠, 그리고 저 소는 통일소입니다. 우리 소들이 38선을 넘는 것은 내게 있어서는 매우 의미가 있구 상징적인 것이죠, 이번 방북은 단지 나 개인의 고향방문이 아니라 황소처럼 느리더라도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 민족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그런 방북이죠 남과 북이 경제협력을 통해서 만나고 동족으로서 함께 잘 살아야 하죠.

기자회견 장면의 연극에서 정주영 회장은 자신의 남북협력사업의 청사진을 밝힙니다.

기자 :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말씀 하셨는데 구체적인 사업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기대 수익은 얼마나 예상하십니까?

정주영 회장 : 이봐요, 내 인생에서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는 유일한 사업이 이 대북사업입니다. 솔직히 우리 한민족 공동번영을 위해서 난 이번에 과감하게 계산기를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방북을 기점으로 해서 우리 현대는 이익 창출에 상관없이 몇 가지 대북사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다 말씀 못 드리겠지만 우선 금강산 관광사업이라든가 개성지역에 특별공업지구를 마련해서 서로 남과북이 공동이익을 창출하자는 뭐 그런 것 등입니다. 엄청난 시련은 예상되지만 현대아산은 통일의 징검다리가 될 것이며 우리 국민들이 밀어줘야 합니다.

이번 연극의 연출을 맡은 인덕대학교 방송연예과 장두이 교수는 유명한 인물을 고전적인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고 춤과 음악을 섞은 댄스컬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시도했다고 말했습니다.

장두이 : 잘 아시겠지만 뮤지컬이라는 말은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그건 음악위주의 음악극이지만 그런 측면에서 정주영회장님의 일대기를 그렸는데 한 시간 십분 동안 굉장히 무거운 주제를 너무 어려운 메시지와 말로 푸는 것 보다 가벼운 춤과 음악과 동작으로 푸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댄스컬이라는 양식으로 새롭게 창조한 겁니다.

장두이 교수는 이번 연극을 연출하면서 자신이 스스로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장두이 교수 : 정주영 회장님의 일대기는 말 그대로 우리 한국 근대사입니다. 정주영 회장님의 결단력, 탁월한 지도력, 담대함이 결국은 한국의 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게 한 원동력이 되신 분인데요, 남다른 각고의 인내와 아주 근면한 정신이 없으면 이루기 힘들었으리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이번 연극을 하면서 정주영 회장의 많은 어록들이 있습니다. 하신 말씀들이 너무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 거예요, 예를 들면 뭐 ‘해봤어?' '하면 되지' '이 세상에 불가능은 없어’ ‘시장은 세계 곳곳에 있어’ .. 이런 말들이 저한테는 너무 뼈저리게 사무쳐 들어오더라고요.

장두이 교수는 정주영 회장의 일대기를 담은 이번 연극 ‘성공을 넘어서’가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돼 주길 바라고 또 청소년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장두이 교수 : 지금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경제계의 거물이 그 시대에도 어려웠던 시대인데 어떻게 그것을 현명하게 경제를 부활시키고 중흥을 시켰는지 그런 어떤 탁월한 현명할이랄까 지혜랄까 이런 것도 배울 수 있고요,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 청소년들이 너무 수축 돼 있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의 표현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당당함도 부족한 것 같고 그리고 리더십이 부족하고 그러니까 이 분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아.. 우리 가까운 역사 속에 이런 분이 또 계셨었구나 하는 거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 작품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사단법인 ‘선행칭찬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칭찬본부 회원 8천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근현대사에 가장 위대한 인물’을 물어보는 설문조사에서 정주영 회장이 1위에 꼽혔다고 밝혔습니다. 선행칭찬운동본부는 사회 곳곳에서 남을 위해 봉사하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이를 널리 알려 인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입니다. 선행칭찬운동본부의 홍문표 이사장은 소떼 천한마리는 통일의 시작을 뜻한다고 말했습니다.

홍문표 이사장 : 소떼가 천 마리가 아니라 천한마리인데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뜻이거든요, 천 한 마리는 이제 통일의 시작이다. 그런 의미를 담아서 한 것이었고 저런 소와 같은 교류는 계속 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앞으로는 헐벗은 북한의 산에 나무를 심는 식목행사 같은 것을 대대적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가서 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해서 나무를 심어서 북한동포에게 산을 푸르게 하고 마음을 푸르게 만든다.

이날 연극은 정주영 회장의 생전의 모습이 무대 뒤 스크린, 즉 영사막에 나타나면서 그의 생전 육성을 듣는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정주영회장 육성 : 그 어떠한 높은 곳을 향해서 자기 갈등과 자기 불만과 그 속에서 살지 말고 가장 낮은 위치에서도 그 사회를 봉사하고 사회를 빛내면서 살아봐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어떤 실패도 없이 그 아름다운 정신과 아름다운 혼과 위대한 영혼이 그 사람을 자연히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는 사람을 만들거다. 아무튼 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모든 단체든지 모든 집단에서 자진해서 아주 낮은 위치에서 평등감정을 가지고 갈등 없이 착실하게 발전돼 나갔으면 그렇게 바라고 있습니다.

현대그룹의 신화를 창조한 정주영 전 회장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 ‘성공을 넘어’는 지난 9월 5일 시작해 오는 28일까지 공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