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 ‘북 연루설’ 신중접근론 대두

서울-노재완 xallsl@rfa.org
2010.04.19
MC: 한국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북한의 개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선 명확한 물증 확보가 있을 때까지 북한 관련설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침몰된 천안함이 일단 내부 폭발이 아닌 외부 폭발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젠 북한 관련 가능성에 대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17일 천안함 침몰 22일만에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측 연루설은 남측 정부가 날조해 만들어 냈다는 것입니다.

조선중앙TV: (남한 당국은) 외부 폭발이 어뢰에 의해 일어났고, 그 어뢰는 우리 잠수정이나 반잠수정에 의해 발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북 관련설을 날조해 유포시키고 있다.

계속 침묵할 경우 자칫 연루설을 시인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북한 당국의 내부적인 결정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북한 당국이 국제 사회와 남측 사회에서 북한 소행설로 흐르는 이런 분위기에서 뭔가 쐐기를 박지 않으면 계속 해서 북측이 몰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천안함 사건 조사단은 아직까지 북측이 관련됐다는 명확한 물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물증 확보가 있을 때까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정몽준 대표입니다.

정몽준: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을 북한과 연계하는 것은 최종 분석 결과가 있을 때까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북한 연루설의 사실 여부는 국제 사회가 공인하는 정확한 증거로 말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야당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도 “사고원인 규명 과정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면서 예단을 경계했습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입니다.

노영민: 사고 원인을 예단한 섣부른 대응책은 사고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순수하지 못한 의도로 비칠 것입니다. 이는 신뢰의 문제로 이어져 향후 사고 원인 규명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입니다.

물론 침몰 원인이 외부폭발에 있는 만큼 북측의 소행이 분명하다며,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에선 천안함 사고가 북한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같은 수준에서 보복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유엔 등 국제사회를 통해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통일연구원 전현준 선임연구위원입니다.

전현준: 현실적으로 군사적으로 직접 보복하기는 어렵고요. 유엔 안보리를 통해 제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거꾸로 한국이 북한 관련설을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한다면 조사 자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며, 경우에 따라선 영구히 미해결 사건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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