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 이후 젊은층 대북관 보수화

서울-노재완 xallsl@rfa.org
2010.05.27
MC: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남북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요즘 북한을 대하는 한국 국민들의 정서가 심상치 않습니다. 비교적 진보성향을 보였던 청년층마저 시간이 갈수록 보수화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을 처단하자~~” “김정일을 처단하자~~”

5월의 햇살이 따가울 정도로 내리쪼이는 27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 한국 내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여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북한 응징 국민결의대회였습니다.

이날 행사는 보수단체 회원들뿐만 아니라, 지나던 일반 시민들까지 합세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서울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 속에는 대학생들로 보이는 젊은이들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은 함께 구호를 외치며, 안보 의식을 고취시켰습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보수 단체들이 주관하는 행사에 젊은층의 참여가 저조했던 점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을 바라보는 젊은층의 시각도 변하게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의 말입니다.

신혜식: 최근 천안함 사태로 인해서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의 안보현실을 직시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보수라는 것이 과거를 지킨다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는 보수주의, 대한민국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같은 민족이고 통일의 대상이기에 한 때 북한을 또 다른 ‘우리’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천안함 사건을 통해 북한이 안보 위협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학교에서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통일교육 시범학교인 서서울정보고등학교 교원 조휘제 씨의 말입니다.

조휘제: 요즘 이런 질문 많이 받습니다. ‘전쟁 일어나나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번 천안함 사태로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습니다.

요즘 남북한은 하루가 멀게 상대방을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고,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북한을 같은 민족으로 여기고 어려울 때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북쪽을 향해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