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 기업 리빙아트 부도

북한 개성공단의 첫 제품인 ‘개성냄비’를 생산해 화제를 모았던 남한기업 리빙 아트가 공장 가동 반년도 안 되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작년에 부도를 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남한정부가 무리하게 리빙아트를 개성공단에 입주시키고 남북경협자금까지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주방기기 생산기업 리빙아트는 지난 2004년 말 개성공단 제품 1호인 ‘개성냄비’를 생산해서 남한의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리빙아트는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주방용품을 남한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수출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작년에 극심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를 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개성냄비는 현재 리빙아트의 협력업체인 소노코쿠진웨어사가 생산하고 있고 있습니다.

리빙아트는 지난 2004년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로 선정됐습니다. 남한 정부는 130개가 넘는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가운데 사업성과 재무구조가 탄탄한 15개 기업만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리빙아트는 당시 회사전체의 빚이 연매출액보다 많았습니다. 남한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재무구조가 매우 부실했던 겁니다.

이에 대해 일부 남한 언론에서 리빙아트의 부도와 관련해 남한 정부의 선정과정과 대출 문제를 보도하자, 남한 정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우선 선정과정과 관련해 남한 통일부는 원래 리빙아트는 1차 선정과정에서 탈락되고 후보기업으로 남아있었는데, 이미 선정된 기업 두 곳이 투자를 포기하는 바람에 나중에 합류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리빙아트의 재무구조도 2003년 말을 기준으로 볼 때 별 문제가 없었다는 겁니다. 리빙아트가 개성공단 입주업체로 선정된 후 30억 원, 미화로 약 3백만 달러의 남북경제협력자금을 대출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남한정부는 개성공단의 토지와 건물, 기계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리빙아트는 개성공단 입주업체로 선정된 뒤에 자금사정이 더 나빠져서 남북경협자금을 대출받기 직전에는 은행대출금을 갚지 못해서 토지와 건물을 압류당하기까지 했습니다. 망하기 직전에 있는 기업에 남북경협자금이 대출된 겁니다. 결국 이 회사는 작년 5월 부도업체로 은행권에 통보됐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