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살뜰 남한살이] 음반가게(1)-내 18번은 이름 없는 노래

청취자 여러분도 노래 좋아하시죠? 남쪽엔 18번이란 말이 있는데.. 북쪽에도 이런 말 사용하는지 모르겠어요..
서울-이현주 xallsl@rfa.org
200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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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부를 일만 생기면 주주장창 잘 부르는 노래.. 이걸 18번이라고 하는데요, 여러분도 당에서 부르라는 노래 말고도 이런 18번 하나씩은 있으시죠? 제 18번은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라는 노랜데요. 노래가 아주 좋습니다. 여러분께도 한번 들려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태산씨의 18번은 남쪽에 와서야 정해졌습니다. 알뜰 살뜰 남한 살이 오늘은 음악 테이프나 CD를 파는 음반 가게에 나가봤습니다.

오늘은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서점에 나왔습니다. 이 안에 꽤 큰 음반 가게가 있는데요.. 오늘은 노래 얘기를 한번 보겠습니다.

여기에요, 뭐 조용하네요.. 평일 점심 쯤이라 사람이 없네요.

음반 가게에선 역시 눈보다는 귀가 즐거운 데요, 유행하는 노래, 또 새로 나온 노래가 계속해서 흘러나옵니다.

국악 인데요 북한에서 많이 들을 것 같아요..어때요? 없어요. 악기들은 많이 써도 국안을 부르고 그런 것 없어요… 아리랑이 한 칸을 다 채우네요. 남북이 함께 부른 아리랑 이런 것도 있어요. 북한 아리랑은 공훈 배우가 불렀다는데 북한에서 들어본 적 있으세요? 없는데.

들어서면 우선 쭈욱 일렬로 늘어서 있는 진열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희가 막 지나온 클래식,국악이 있구요 팝송, 가요..이렇게 노래 구분별로 진열장에 착착 쌓여진 CD는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게, 가수별로 노래 구분별로 잘 정리돼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몇 만장 되는 CD 가 마구 섞여 있다면 어디 뭐가 있는지 아마 진열한 사람도 찾기 어려운 판국이 돼버릴 것입니다.

여기 가요 칸인데.. 뭐 다 요즘 가수에요. 아시는 가수 있으세요? 없네..저 딱 하나 알아요. 신화 저 이 그룹 하나 알겠어요..

가요 음반이 진열된 칸입니다. 김 선생과 함께 저희가 알만한 가수를 한번 찾아 봤는데요, 요즘 새로운 가수들이 하도 많아서 저희가 아는 가수를 찾기 쉽지 않았습니다.

여긴 다 요즘 가수들인데요.. 김 선생님 아시는 가수 있으세요? 없네요. 아 저 하나 있어요. 여기 신화. 이 남자 6인조 그룹 알겠어요.

남쪽엔 가수 얼굴과 이름을 외울 새도 없이 새로운 가수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인기를 얻는 가수도 있지만 그냥 사장되는 가수도 많은데요. 이런 새로운 가수의 이름을 알고 모르고가 신세대와 구세대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현철과 이미자를 좋아하는 김 선생은 확실한 구세대에 드는 것이고 신화라는 6인조 남자 가수밖에 모르는 저도 신세대 축에는 못 듭니다.

여기 나와서 이미자 노래를 다운 받아서 들어봤어요. 좋더라구요.. 슬프고 애절하곤 하지만 인간의 세상 살이 경력을 다 담았으니까 듣기 좋더라구요 근데 내가 그 노래만 들으면 딸들이 난리죠. 듣기 싫다고 하고 난 또 딸들이 듣는 노래 참 듣기 싫다고 욕하고 차이가 있어요...

지금 나오는 노래가 바로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 최고인 H- 유진의 Kiss me 라는 노래인데요.. 듣고 신난다 하시면 신세대 맞습니다.

이 노래 중간에 나오는 것이 말을 노래처럼 하는 랩입니다. 서양에서 들어온 것인데 서양 것에 대해 별 거부감이 없는 젊은 세대의 문화는 이렇게 서양 음악을 들여와 국내 가요 시장에 소개하고 처음 들어보는 양식의 노래들을 만들어냅니다.

이 음반 가게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음반은 CD, 컴팩트 디스크입니다. 1982년 처음 시장에 등장했던 CD 때문에 당시 유행했던 LP 레코드 판과 카세트 테이프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젠 이런 CD도 거의 사양길입니다. 새로운 매체인 인터넷과 컴퓨터에 밀리는 거죠.

MP3 또는 WMA 등의 새로운 형식의 파일로 나오는 음악 파일 중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간단히 다운 받아 들으면 되니, CD를 사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었고.. 이런 대형 음반 가게 빼고는 동네 음반 가게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어쨌든 저희는 구석에 있는 카세트 테이프를 찾았습니다.

아 여기 노래 테이프 있어요.. 옛날 사람이니 아래다 깔려있네.. 아 여기 현철 노래 테이프가 있네요. 듣기 좋은 노랜데.. ‘청춘을 돌려다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겁니다. 우리 같이 늙은 사람들이 덧없이 흘러간 자기 청춘을 생각하면서 듣노라면 참 듣기 좋습니다.. INS- 청춘을 돌려다오..

김 선생이 좋아하는 현철의 청춘을 돌려다오 라는 노랩니다. 북한에서도 아마 이 노래를 들어보신 분들 계실 것 같은데요.. 중국을 통해 북쪽에 남쪽 노래가 들어가고 엔변 노래라고 해서 남쪽 노래가 불려진다는 소식은 남쪽에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쪽에서 알게 모르게 들었는데 남쪽에 나와보니까 남쪽에서 들어온 노래들이에요. 황성 옛터, 홍도야 울지마 등 옛날 그러니까 일제시대부터 불리던 노래들이 북한에선 거의 불리지 않고 있는데 그걸 인제 테이프를 연변에 출장을 갔는데 그 테이프를 틀어 놨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그걸 나 하나 해달라고 해서 가지고 들어와서 술 마실 때 혼자 듣곤 했는데 참 좋았어요.(남쪽에) 나와 보니까 그런 노래들이 광범위하게 불리고 있고 참 좋더라고요..

사실 남쪽 사람들은 북쪽에서 공연을 한 이미자나 조용필, 김연자 정도는 북쪽 주민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하고, 또 남쪽 노래 중 몇몇 곡이 북한에서 인기 있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남북이 노래를 함께 들을 수 있구나.. 이런 생각 이었을 것 같은데요.. 그러나 실제로는 이런 남쪽 노래가 북한에 전해져도 입에서 입으로 해서 전해오는 아리랑처럼 가수도 제목도 없이 노래만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아리랑은 누가 지었는지 누가 불렀는지 모르고 그냥 부르는 거죠. 이것처럼 누가 불렀는지 누가 만들었지 모르고 그냥 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쪽엔 18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항상 즐겨 부르는 노래라는 뜻인데 사실 어원은 일본에서 온 것이지만.. 남쪽에선 노래 부를 자라마다 자주 부르는 노래라는 뜻으로 널리 쓰입니다. 여러분의 18번은 뭔지 궁금한데요..

저희는 음반 가게를 나서면서 현철 테이프를 하나 샀습니다.

현철 테이프 이거 하나 사죠. 3천 5백원 입니다. 남쪽에선 참 노래방을 자주 가잖아요. 가면 나는 아는 노래가 없어서 가만있는데 답답해요. 그때 여기서 하나 외워가지고 불러야지..

저는 취재나 또는 초대로 탈북자들이 모이는 모임에 몇번 간 적이 있습니다. 노래만 나오면 어찌나 다들 흥에 겨워하는지 모임은 언제든 어깨춤으로 끝나고 하던데요.. 이런 분들이 어쩜 부르는 노래도 통제되는 곳에서 오래 사셨나 싶습니다.. 남북이 갈라진지 60년, 그 동안 남쪽엔 참 많은 노래들이 나왔는데요.. 60년 동안의 인기곡들 다 함께 알고 부를려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시내 한 음반 가게에서 이현주, 김태산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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