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공연, 북한 주민들의 인권 유린 현장


2005.10.06

북한은 올해 광복 60주년을 맞아 아리랑 공연을 다시 시작하고 관람객 유치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수천 명의 남측 관광객들도 관람합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북한의 집단 공연은 억압과 굶주림에 시달리면서도 체제 선전을 위해 강제 동원되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참상을 보여주고 있는 현장이라고 지적합니다.

북한의 아리랑 공연은 지난 2002년 사망한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첫 선을 보였습니다. 아리랑은 집단체조와 카드섹션, 북한에서는 카드섹션을 배경대라고 합니다만, 이 두 요소에 서커스 요소까지 가미된 총 인원 10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공연입니다.

북한은 올해 광복 60주년을 맞아 8월 16일부터 10월 17일까지 두달 일정으로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아리랑을 다시 공연하고 있습니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이미 만 명이 넘는 남한 주민들이 대북 민간단체를 통해 방북을 신청했습니다.

아울러 남한의 민간 여행사들도 아리랑 관람 일정이 포함된 단기 평양 관광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남한 주민들의 1인당 평양 관광 비용은 항공비를 포함해 1박 2일이 미화 1100달러, 2박3일은 1500달러 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아리랑 공연을 통해 거둬들이는 외화는 대략 1천만달러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관람객 유치를 위해 각국 여행사에 초청장을 보내고 최근에는 미국인들에게도 북한 방문을 허용하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10만 명의 사람들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는 아리랑 공연을 보고 돌아온 남한 주민들은 주로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지난달 27일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온 남한 주민들이 남한 SBS 텔레비젼 방송과 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주민1-많은 사람들이 나오다 보니까 그 스케일이나 특수 장비 이런 것들이 많이 사용돼서 놀라운 규모의 공연인 것 같다.

주민2- 역사상 그렇게 연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을 것 같다. 너무 훌륭하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아리랑 공연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그 속에는 억압과 굶주림에 시달리면서도 체제 선전을 위해 강제 동원되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참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평양 출신 탈북자 마영애씨는 아리랑 공연은 철저히 북한 김일성과 김정일을 우상화하는 체제 선전용이라면서, 평양의 학생들은 이 공연을 위해 혹독한 훈련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공연 연습 중에 어린 학생들이 죽거나 다치는 일도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영애: 일부 청소년들이 매스게임하다가 죽은 애들도 있어요. 갑자기 내장이 파열되거나 맹장이 터져서 그 자리에서 쓰러지면서도 카드를 펴서 상도 받고 그런 애들도 있어요. 마스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병이 나도 그 자리를 빠져 나올 수가 없어요.

역시 평양 출신 탈북자 이애란씨도 학생들은 집단공연을 위해 학교 수업도 몇 개월씩 빠지며 매일 연습한다면서, 북한 당국은 어린학생들의 눈물과 땀을 관광 상품으로 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애란: 몇 개월씩 공부도 안하고 연습만 합니다. 화장실도 못가서 신장염도 걸리고.. 햇볕에 앉아 있어서 졸도도 하고 . 그래서 엄마들은 자기 자식이 안 뽑히길 바랍니다.

한편, 남한 정부는 지난 2002년 아리랑 첫 공연 때 남한 주민들의 관람을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아리랑 공연 자체는 이적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올해는 남한 주민들의 아리랑 공연 관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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