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체육계, ‘남북 단일팀 회의적’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남북이 단일팀으로 참가하기로 한데 대해 남한내 체육인들이 대부분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1일 서울에서 열린 남북단일팀 구성에 관한 토론회에서는 뜻은 좋지만 현실적으로 풀어야 할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관련내용을 이규상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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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9일 마카오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대회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있다. - AFP PHOTO/Antony DICKSON

먼저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남북단일팀 구성에 관해 어떤 문제들이 지적됐는지 정리해 주시죠.

21세기 스포츠포럼 주최로 열린 남북단일팀 구성의 이상과 현실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남북단일팀 구성을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엄청난 양팀의 경기력 차이 등 현실적인 난제가 많다며 남한 체육계의 큰 희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국민적인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남북단일팀 구성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으로 지적됐습니까?

역시 남북한의 커다란 경기력 차이입니다. 토론자로 나선 성균관대 교수이자 대한배구협회 부회장인 엄한주 교수는 남북한의 경기력은 뮌헨올림픽 이후 종목마다 평균 5대1 정도의 수준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북한의 경우 단일팀을 구성할 때 선수구성을 똑 같은 비율로 하자고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엄 교수는 그런 요구를 수용할 경우 팀의 전력이 떨어질 것이 분명하고 올림픽같은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남한국민들이 얼마나 인내심을 보일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밖에도 단일팀 구성과 대회참가를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 등의 동의와 협조, 또 합동훈련의 남북한 시각차 등이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습니다.

지난 11월 1일 남북의 단일팀 구성 합의에서 북한이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이날 토론회에서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11월 1일 마카오에서 남북이 단일팀 구성을 위한 문안을 작성, 발표했지만 북측은 그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말해 남북단일팀 구성이 남측의 일방적인 짝사랑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한양대 임태성 교수는 북측은 단일팀 구성에는 긍정적이면서도 그에 앞서 필요한 체육회담을 정례화하는데는 소극적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 단일팀 구성에 대한 북한측의 순수성에 의심이 간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해 남한의 젊은 층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남한의 젊은 세대는 성적을 우선시 하는 측면에서 남북 단일팀이 돼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남한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축구의 경우 2006년 독일월드컵 남북단일팀 추진에 관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 퍼센트 가량이 반대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또 올림픽 등에 남북이 단일팀으로 출전해 메달을 딸 경우 대한민국 국기가 아닌 한반도기가 올라가고 애국가 대신 아리랑 등이 연주되는 것을 남한 국민들은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규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