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프트파워’, 북 변화 추동 촉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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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나날이 성장하는 한국의 소프트파워, 즉 문화 및 예술 등을 통한 비물리적 영향력은 향후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5일, '한국의 소프트파워(soft power)와 한미동맹의 미래'를 주제로 한 화상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소프트파워'란 한 국가의 정보과학이나 문화 및 예술 등의 영향력을 뜻하는 말로 군사력이나 경제제재 등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힘을 뜻하는 하드파워(hard power)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소프트파워'를 활용한 대북 외교의 추진 가능성과 이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습니다.

'소프트파워' 개념의 창시자로 알려진 조셉 나이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이날 토론회에 나와 텔레비젼 드라마 및 영화 등 한국산 문화매체들이 북한 내부로 전파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북한 사회에서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이끄는 하나의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이 교수는 다만 이같은 '소프트파워'를 통해 북한 지도부의 즉각적인 행동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나이 석좌교수: 앞서 김정일은 서부 영화를 매우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러한 점이 북한의 정책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습니다. 김정은의 정책 또한 한국의 '오징어게임'이나 '기생충'과 같은 것의 매력에 끌려 좌우되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나이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은 북한의 점증하는 군사적 위협은 물론 중국과 일본 을 양측에 둔 지리적 특성상 '소프트파워'의 반대 개념인 '하드파워'의 필요성도 큰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도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북한 지도부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이같은 소프트파워가 북한 사회 전반에는 영향을 미치는 바가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차 석좌는 과거부터 한국산 음악 및 영화 등에 대한 관심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많다고 알려졌고, 이를 접한 일반 북한 주민들의 사고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같은 한국산 매체에 대한 인식이 북한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확산함과 더불어 성장하는 북한의 시장 체제는 향후 북한이 개방될 경우 북한 사회의 전체적인 변화를 이끌 가장 강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일반 주민들이 외부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여전히 펼치고 있지만, 이같은 정책의 실제 효력은 갈수록 약화되는 실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