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솔저보이’ 북한 촬영 전격 취소

뉴욕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로린 마젤 지휘자가 작곡한 새로운 "아리랑" 을 주제곡으로 쓸 예정이어서 주목을 받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 "솔저보이" 가 신변 안전과 남북관계의 갈등을 이유로 북한 내 촬영과 북한 배우 캐스팅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남한과 북한으로 각각 흩어진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분단 현실의 아픔과 사랑을 다룬 영화 "솔저보이".

이 영화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탈북자의 영화 출연이 진지하게 검토됐고, 압록강 전투라든지 한국 전쟁 당시의 생생한 묘사를 위해 북한에서의 촬영도 염두해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뉴욕 필 하모닉 교향악단의 평양 공연을 이끌었던 로린 마젤 수석지휘자가 이 영화의 주제곡으로 쓸 새로운 "아리랑" 을 편곡할 예정이었고 오스카 상을 수상한 바비 모레스코 감독이 이 영화를 지휘하게 돼 더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솔저보이" 영화 제작사측은 최근 북한 내 촬영과 북한 배우 출연을 전격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갈수록 단절되어 가는 남북 관계 속에 북한과의 협의 자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얼마 전 발생한 금강산 피격 사건 등 신변 안전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영화사측은 중국 내 관계자를 통해 북한에서의 촬영을 검토했었습니다. "솔저보이" 제작사의 조이스 김 대표입니다.

Joyce Kim: 너무 끔찍하고 현실에 어긋나는 일이에요. 이번에 사고도 있고 하니까..정말...우리가 아름다운 비전을 꿈꾸고 있는데 이런 일은 이상하잖아요. 북한에 가서 촬영을 하다가 잡히기라도 하면... 총도 쏘는 사람들인데 무서워요.

제작사측은 "솔저 보이" 영화에 정식 북한 배우를 섭외할 의사가 있었지만 탈북자 문제 또한 여전히 남한과 북한 미국 간의 민감한 문제여서 자칫 영화 제작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조이스 김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미국 내 영화 관계자들도 금강산 피격 사태와 남북갈등으로 형성된 긴장관계를 상당히 우려해 이 같은 계획을 모두 말렸다고 김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한국 측도 사정을 마찬가집니다. "솔저보이" 의 제작을 돕고 있는 한국 영화사도 취지는 좋지만 단절 되다시피한 지금의 남북관계 속에서 북한 배우 출연, 북한 내 영화촬영에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Joyce Kim: 정치와 이념과 사상을 떠난 정말 아름다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가..대화할 수는 없겠는가 그 타당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하고, 자료까지 다 준비해 갔는데...아유 너무 힘들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전쟁 중 고아가 된 소년의 삶을 통해 미국과 한국, 북한을 한꺼번에 아우르게 될 미국 할리우드 영화 "솔저보이"는 영화를 통해 남북한을 좁히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