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북, 대북제재 속 경제개발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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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자세히 살펴보는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는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최근의 평화분위기 때문인지 북한과 친한 나라를 중심으로 제재가 느슨해지는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자 미국이 관련국들의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미국 방송에 출연해, 구체적으로 러시아가 북한 문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러시아의 철저한 대북제재 준수를 요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러시아는 북한과 25마일의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북러 국경지대에서 아무것도 반입되길 원치 않습니다.

러시아 전문가인 스티븐 블랭크 미국 외교정책위원회 선임연구원은 얼마 전 유엔의 대북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와 북한 간 교역량이 증가하는 상황은 러시아가 대북 제재를 위반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주재 한국 총영사관이 지난 달 21일 러시아 극동세관 자료를 토대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분기에 러시아 극동지역과 북한 간 교역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7% 늘어났고, 2017년 양 지역 간 교역액은 전년도에 비해 약 80%가 증가했습니다.

블랭크 연구원: (교역량이 증가한 것은) 러시아가 (유엔) 제재를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명백한 증거들이 있고 러시아가 제재를 위반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그들은 (유엔 제재로 금지된) 물품들을 북한으로 보내왔습니다.

이렇게 대북제재가 계속 이행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북한은 최근 들어 평양 도시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이는 지난 5일 남북 통일농구대회 참석차 11년 만에 평양을 방문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의 방북 소감에서 알 수 있는데요. 조 장관은 "평양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고, 방 회장도 평양 전체가 세련된 느낌을 줬다고 밝혔습니다. 방열 회장입니다.

방열 회장: 평양 시내가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고 조용했습니다.

국가 경제가 어려운데도 북한이 평양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는, 올해 4월 당 전원회의를 통해 제시한 경제건설 총력노선의 성과를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입니다.

임을출 교수: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경제건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북제재가 유지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평양 건설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북한 당국이 최근 투자협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 사업가들을 전에 없이 극진하게 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들어 나타났는데, 그만큼 북한 당국의 외국 투자 유치가 절실해 졌다는 분석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이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해 고난의 행군 이후 20년 만에 최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20일 2017년 북한의 GDP, 즉 실질 국내총생산이 전년보다 3.5% 감소했다고 밝혔는데요. 전년 큰 폭으로 증가했던 광업과 제조업, 그리고 전기가스수도업 등이 모두 감소하면서 20년 만에 성장률이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가뭄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대북제재의 여파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북한이 북·중 접경의 라선시 원정리에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원정국경시장'을 개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인들이 무비자로 북한지역에 들어와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자유무역시장을 개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소식통에 따르면, "그동안 유엔 대북제재로 인해 경직돼 있던 북·중무역이 김정은 방중 이후 점차 풀리고 있다"면서 "새로 부임된 라선시 당 위원장이 자신의 첫 사업으로 '원정국경시장'을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선 것"입니다. 또 "북한 쪽에서는 개인장사꾼은 참여할 수 없고 국가무역회사나 국영기업들만이 국경시장 운영업체로 등록하고 싼 가격에 북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이 큰 물 때문에 피해를 입고 힘든 상황에 처한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 씨 일가의 초상화에만 온통 신경을 쓰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북한 매체들은 1981년 이후 처음으로 평안남북도를 비롯한 서해안의 넓은 지역에서 폭우를 동반한 장맛비가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면서 주민들의 재산피해도 적지 않았지만 북한 당국은 빗물에 젖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교체 사업을 먼저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겁니다. 주민들은, 초상화 오염상태 조사 직후 시당 선전부가 주관해서 초상화 교체 사업에 착수했는데,

"초상화 교체도 중요하지만 큰물 피해로 파손된 주민들의 집을 수리하고 수재민들의 숙식을 긴급히 보장해주는 것이 나라가 신경을 써줘야 할 일 아니겠냐"면서 "말로는 인민을 위해 봉사하는 우리식 사회주의 운운하면서도 당국이 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RFA 뉴스초점, 지금까지 홍알벗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