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북 당국, 밀무역 적극 나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18.08.08
jin_rong_ship_b 경북 포항신항 7부두에 북한산 석탄을 운반한 것으로 알려진 진룽(Jin Long)호가 서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짚어 보는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8일, 북한산 의심 석탄이 러시아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 갔다는 보도내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외교부는 자체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해명자료에서 북한산 석탄 운반 혐의를 받은 벨리즈 선적의 진룽호는 원산지 서류조사를 통해 러시아산으로 판명됐다며 현재 다각적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루 전에 나온 노규덕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노규덕 대변인: 관계기관에서 전반적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의혹을 받고 있는 선박에 대해 조사를 벌인 다음 반입된 석탄이 북한산으로 확인될 경우 해당 수입 업체와 관련자는 처벌을 받게 되고 해당 선박도 억류가 될 것이라고 외교부 측은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7일, 최근 북한이 석탄의 원산지를 러시아로 위조해 수출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관련 국가들이 대북제재를 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북한 당국이 서류를 위조해 자국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속여 한국에 수출했다는 지적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제재 위반인 “환적 행위에 대해 매우 잘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이뤄지는 밀수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북제재 이후 더욱 심해진 북한 당국의 기업형 밀무역 때문에 생계형 밀수꾼마저 설 땅을 잃어가는 지경이라고 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6일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국가무역회사와 신흥 돈주들이 밀무역에 뛰어들면서 국경지역에서 보따리 밀수로 생계를 꾸려가던 소규모 밀수꾼들이 생계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서 “유엔의 경제제재로 인해 정상적인 무역이 어려워진 국가무역회사들이 국경경비대와 짜고 대규모 밀수를 감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남겨두고 간 전기밥솥을 중국에 밀수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개성공단이 폐쇄될 때 한국기업들이 남겨두고 간 한국산 전기밥가마를 지난 해부터 북한 군 소속 무역회사가 중국으로 조금씩 밀반출하더니 몇 주 전에는 천 여대의 전기밥가마를 한번에 중국 단동으로 밀수출 해 외화벌이를 했다”며 “밀수로 팔려나간 전기밥가마는 트럭에 실려 중국 남방 지역에 있는 한국상품 전문상점에 도매 가격으로 넘겨졌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 개성공단 재고품 반출 및 밀수출을 주도한 조선의 무역회사는 군에 소속된 힘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제품에 마음대로 손을 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엔 북한 언론보도를 살펴 봅니다. 8월 5일자 북한 노동신문입니다. 6면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로 된 “미국과 일본의 암묵적인 원자력협정 연장 책동의 흑막을 폭로한다”라는 제목의 백서가 실렸습니다. 이 백서는 미국과 일본이 1988년 7월 16일에 맺은 원자력협정이 30년 만기를 채우고, 자동 연장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뒤에서는 일본의 핵무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측은 ‘비핵대화’ 불가, 다시 말해 비핵화를 위한 미국과의 대화는 불가능하다면서 사실상 거부의 목소리를 점차 높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인 이현웅 한국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현웅 위원: 현 단계에서 북한은 미국과 약속한 비핵화 협상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최근 북한이 비핵화 이행을 주저하는데 대해 쏟아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여론을 무마하고 ‘비핵대화’ 회피에 따른 비난을 분산시키려는 데 있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일본의 핵 물질 이용을 왜곡하고 침소봉대함으로써 미국의 책임론을 부각시켜 다시 재개되고 있는 경제적 제재와 ‘비핵화 공세’ 흐름을 차단해보려는 의도도 읽혀지고 있습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다음에는 의도적으로 경색국면을 만든 다음 도발을 감행하고, 또 새로운 것이 필요할 때는 다시 유화국면을 조성한 후 대화와 협상에 나서는 북한의 구태의연한 행태가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RFA 뉴스초점, 지금까지 홍알벗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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