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발기로 건설된 릉라 곱등어관에서 곱등어 사육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돌고래 쇼를 보러 갔던 북한 주민들은 곱등어가 등장하지 않는데 대해 여러 가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그 원인을 취재했습니다.
대동강반 한 가운데 건설된 릉라 곱등어관.
북한 중앙TV 녹취: 사회주의 문명을 마음껏 소리쳐 부르는 인민의 행복의 노래 소리가 이곳 릉라 곱등어관에 펼쳐진 게 아니겠습니까,
뒤로 서서가기, 동시 솟구치기, 연속 공치기 등 곱등어들이 부리는 재치 있는 기교로 하여 치솟았던 릉라 곱등어관의 인기가 최근 들어 시들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 평양 주민은 "얼마 전에 가족과 함께 곱등어관에 갔는데 곱등어는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면서 "대신 수족관에서 수영선수들이 수중무용(발레)을 하는 모습만 구경하다 나왔다"고 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방문객이 곱등어관 관리원에게 이유를 문의했지만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서, "평양 시민들 속에서는 혹독한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일부 곱등어들이 죽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북한이 릉라 곱등어관을 불과 1년 만에 성급하게 건설하면서 수질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로 릉라 곱등어관에 주입할 바닷물을 끌어오기 위해 서해 남포에서 평양까지 약 100리 구간에 주철관을 땅에 묻었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전력난으로 바닷물 수송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정화시설도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곱등어가 원하는 수질 환경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일본 등 외국에서 비싼 돈을 주고 곱등어 수십 마리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곱등어 사육에 밝은 한 동물학계 인사는 "돌고래는 아이큐 지수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사소한 스트레스도 참기 어려워 한다"면서 "생태환경이 잘 갖춰지지 않으면 치사율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동물학계에 따르면 실제로 곱등어의 야생성을 없애기 위해 길들이는 과정에 치사율이 약 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조련사들이 돌고래 생육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탓에 강도 높은 '스파르타식' 교육을 시킬 경우, 곱등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게 이 동물학계 인사의 설명입니다.
북한 선전매체들도 릉라 곱등어관이 개장된 다음 김정은의 '인민사랑'의 최고 볼거리라고 선전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선전이 거의 중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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