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석 - 추수감사절

매년 11월 넷 째 주 목요일은 미국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입니다. 올해의 경우 25일이 추수감사절이었습니다. 해마다 이날이 오면 미국인들은 1년 동안 땀 흘려 가꾼 추수를 통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며,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어떻게 유래가 되었으며, 또 어떻게 이날을 보내는지 알아봅니다.

한국의 추석명절 때처럼, 미국인들은 추수감사절이 되면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들과 오랜만에 만나 전통 음식을 나눠 먹고 쌓였던 얘기를 나누며 흥겨운 시간을 가집니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이 첫 추수감사절 때 칠면조 구이와 호박 요리를 해 먹었던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매년 이맘때가 되면 칠면조의 구수한 냄새와 달콤한 호박파이 냄새가 사람들의 코를 즐겁게 합니다. 마치 한국의 고향 시골집에서 송편을 빚고 전을 부치는 냄새가 솔솔 풍겨나오 듯이 말입니다.

미국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의 근대적인 기원은 400년 전 영국의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이었던 미국으로 이동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영국에서는 영국 국교를 신봉하지 않는 것은 가장 극악한 범죄행위 중의 하나였습니다. 당시 국왕이었던 제임스 1세는 영국 국교를 믿지 않는 자들은 영국 땅에서 쫓겨날 것이며, 심할 경우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영국 국교 신앙과 견해를 달리하고 이를 믿길 거부한 사람들, 즉 청교도라 불리는 사람들은 박해를 피해 1607년 네덜란드로 이주합니다. 네덜란드에서 11년 동안 생활하면서 그들은 신앙의 자유가 있기는 하나 극심한 노동에 시달리는 자녀들을 제대로 된 영국인으로 키워내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신대륙으로 건너가기로 결심합니다.

1620년 9월 이들 청교도 들은 7년간 힘들게 일해 번 돈으로 구입한 배, ‘메이플라워’에 몸을 싣고 신대륙으로 향합니다. 먹을 식량과 물이 부족한 가운에 두 달 이상 계속된 모진 항해 끝에, 영국 플리머스(PLYMOUTH) 마을 출신의 청교도들을 실은 메이플라워호는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 플리머스로 불리는 곳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새로운 정착지를 건설하게 됩니다.

친구도 하나 없는 낯선 미국 땅에서의 첫 번째 겨울은 혹독하기만 했습니다. 추위와 영양실조 등으로 인해 미국으로 건너온 100여 명의 청교도 중 52명만이 살아남았으나 그들도 심각한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심은 곡식은 잘 자라지 않았으며, 청교도들의 사냥실력은 형편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스콴토라 불리는 원주민 인디언과 그 부족사람들이 청교도 들을 찾아왔습니다. 인디언들의 도움으로 청교도 들은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이듬해인 1621년 가을 옥수수, 보리 콩 등 풍성한 곡물을 거둬들이게 됩니다. 청교도들은 자신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인디언들을 초대해 추수한 곡식과 칠면조 고기 등을 함께 나눠 먹으며 감사의 축제를 벌였습니다. 이것이 최초의 추수감사절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1623년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추수 감사절을 공식 절기로 선포했습니다. 미국이 영국 식민지배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이후인 1789년 초대 미국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추수 감사절을 전국적으로 지킬 것을 선포하게 됩니다.

그러나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은 추수 감사절이 왕의 관습이라는 이유를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중단하게 되고, 이후 추수 감사절은 일부 주에서 비공식적으로 지켜지게 됐으며, 기념일도 주마다 다양해지게 됩니다. 그러나 미국 남북전쟁이 끝날 무렵인 1863년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11월 마지막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선포하면서 그 전통이 다시금 이어진 것입니다.

이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