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S, 북 토플점수 세계 수준 도달…남북한 실력차 없어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20.07.01
nk_smartphone_b 사진은 북한의 한 학생이 스마트폰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 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최근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YouTube)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북한 젊은이들의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 과연 토플 영어 점수로 본 남북한의 영어 실력 차이는 어떨까요?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튜브 'Echo of Truth': 평양 지하철은 평양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동 수단이자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여행 코스입니다. (영어)

북한 대표 유투버(동영상 방송인)인 평양의 은아가 지난달 26일 3주 만에 유창한 영어로 평양 지하철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지난달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살포 비난 담화 직후 모습을 감춘 뒤 3주 만의 등장으로 은아의 유창한 영어 실력이 눈에 띕니다.

은아의 유창한 영어 실력처럼 북한 학생들의 토플 영어 점수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향상돼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평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토플(TOEFL·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어 구사능력을 평가해 해당 응시자가 영어권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척도로 활용되는 시험으로, 읽기와 듣기, 말하기, 쓰기 등 네 영역 각 30점 씩 총점 120점이 만점 점수입니다.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측정하기 위해 토플 시fl험을 주관하는 미국교육평가원(ETS)으로부터 2010년 이후 10년 간 남북한의 토플 평균 점수 자료(자료 보기)를 입수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교육평가원 홍보담당자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과 한국의 지난해 응시자 평균 토플 점수는 83점으로 전세계 평균 점수 83점과 동일하다고 밝혔습니다. (Both North and South Korean test takers’ average scores(83) aligned with the global average(83) in 2019.)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남북한, 그리고 전 세계 토플 평균 점수 83점은 읽기, 듣기, 말하기와 쓰기 등 네 영역의 평균 점수를 합쳐 가까운 정수로 반올림한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All figures have been rounded to the nearest whole number.)

실제 이 자료에 따르면 북한 국적을 가진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10년 동안 조금씩 향상돼 지난해 한국과 전 세계 평균 점수 83점과 동일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북한의 토플 평균 점수는 지난 2010년 평균 총점78점과 비교해 5점이나 상승했습니다.

이와 관련, 스르칸트 고팔(Srikant Gopal) 토플 프로그램 이사(TOEFL Program Executive Director)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2019년을 기준으로 지난 10년 동안 남북한 응시자들의 평균 토플 점수가 전세계 평균 점수와 일치하게 증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라고 밝혔습니다. (It is encouraging to see an increase of average TOEFL scores for North and South Korean test takers over the last decade, which as of 2019, align with the global average.)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 세계화된 사회에서 영어 능력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교육과 그 이상의 기회를 열어준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에는 미국교육평가원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시험 대행 기관이 없어 북한 국적 응시생들은 중국이나 유럽 같은 제 3국에서 토플 시험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와 함께 일본에 거주하는 소수의 조총련(조선인총연합회) 한인들이 북한 국적으로 토플 시험에 응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토플 시험 평균 점수에는 이들의 점수도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교육평가원 홍보담당자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토플 시험을 응시하기 위해서는 여권 상의 영문 성명으로 신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여권 번호도 확인하기 때문에 북한 국적자가 아닌 응시자가 북한 국적자로 신청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미국교육평가원 측은 지난 10년 간 남북한 국적자의 토플 시험 응시 인원 수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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