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미국의 대북 금융조치에 이어 미국 재무부가 13일 자국 은행들에게 북한의 불법적인 금융거래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재무부가 미국 은행들에게 경고한 내용부터 알아보죠.
미 재무부의 금융범죄단속반이 미국 은행들에게 보낸 권고문(advisory)에는 북한이 불법행위를 저지르는데 미국 은행을 이용할 수 있다며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 은행에 새 계좌를 개설하거나 기존 계좌를 이용해 불법행위에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이 금융범죄단속반은 미 금융계가 테러자금 관리자들이나 마약상 등 금융범죄 관련자들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호할 의무를 가진 기관입니다. 미 재무부 측은 이 권고문에서 북한 국영기관들이 위조지폐 제조와 마약밀매, 또 가짜 담배 생산과 유통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하고 있는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불법 금융거래 행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위반혐의가 적발될 경우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권고문에는 최근 미 재무부가 마카오의 한 은행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한 배경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미 재무부는 지난 9월 미 애국법에 따라 마카오에 위치한 방코 델타 아시아(Banco Delta Asia) 은행에 대해 미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는데요. 이유는 북한의 불법적인 자금을 세탁하고 북한의 위폐 유통 등과 연관됐다는 것입니다.
이 권고문에 따르면 이 은행은 과거 20년 동안 불법행위를 한 북한 당국, 또 관련 기업들과 거래를 해왔는데요. 이 기업들이 화폐위조와 마약과 위조담배 밀매 또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가 끊긴 이 은행은 바로 대량 인출 사태를 맞았고 결국 북한 측과의 거래를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밖에도 최근 미국 관리들은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로버트 조지프 미 국무부 차관은 지난 9일 미국 버지니아 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뿐 만 아니라 북한의 위폐제조 등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의 11개 기업들에게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한 제재조치를 취했다고 소개하면서 추가적인 금융제재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제재를 당한 북한 기업들은 미국 내 은행 계좌와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들은 이 북한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미국의 일련의 금융제재가 북한에 대해서는 얼마만큼의 위협으로 작용하는 것입니까?
스튜어트 레비 미 국무부 차관도 최근 말했지만 미국이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자 북한은 성명까지 발표하고 6자회담에 나와서도 이러한 제재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 후 북한은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철회하기 전까지는 6자회담에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금융제재로 북한은 상당한 영향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동용승: 북한의 경제규모가 작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의 대상과 규모가 작아도 북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봐야한다. 북한이 거래하고 있는 은행의 숫자도 상당히 제한된 상태이다.
그는 앞으로 미국 측이 추가로 북한 관련 은행들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한다면 전반적으로 국제 금융기관들이 북한과 거래하는 것을 꺼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측은 화폐위조 등 자신의 불법행위가 미국의 근거 없는 날조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북한 측은 미국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면서 화폐위조는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 외 다른 어떤 불법행위에도 북한은 가담한 적이 없다는 주장인데요. 이에 대해 미국 측은 곧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북한의 위폐제조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외교통상부의 김 숙 북미국장도 미국이 갖고 있는 사실 관계에 대해 남한 측이 차분히 들어볼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마카오 은행과의 거래가 끊기자 금강산 관광 대금을 다른 은행을 통해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오스트리아의 한 은행이라고 남한 언론들은 전하고 있는데요. 금강산 관광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현대아산 측은 이를 공식 확인해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현대그룹 관계자도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양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