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미 합의하면 전작권 전환 연기 가능”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0.03.26
MC: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양국 수뇌부가 합의하면 이를 연기할 수 있다고 미군 고위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윌라드 미국 태평양군 사령관은 26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 시기를 늦출 것을 한국 정부가 요청하면 한미 양국 간 협의를 거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연기할 수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방위를 책임지는 미 태평양군을 이끌고 있는 윌라드 해군 제독의 발언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가 적합하지 않다는 조셉 리버만 상원의원의 문제 제기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리버만 의원은 우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예정된 2012년에 미국과 한국 양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고 북한의 김일성 출생 100주년을 맞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만약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생각이 바뀌었다면 결국 양국 정치 지도자가 이를 결정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리버만 의원: if the government of the ROK has second thoughts about assuming operational control 2012, then that essentially gets bounced up to the political leadership of both countries. Is that correct?

이에 대해 윌라드 사령관은 “그렇다”면서 동의했습니다.

윌라드 사령관: I think so, yes.

윌라드 사령관의 이날 발언은 최근 한국 내에서 제기 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한미 양국 정부 간 협의를 통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의 재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어 답변에 나선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도 만약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 연기를 요구해오면 양국 정부의 최고위층 간 논의를 통해 당초 합의된 전환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샤프 사령관: if the ROK comes and asks for a delay, I’m sure there will be a discussion at the highest levels of both governments. Both governments agreed to this time line of 17 April, 2012. And to change that time line, both governments will have to agree to change that.

샤프 사령관은 하지만, “군사적 측면에서 2012년 4월17일에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는 데 필요한 준비를 끝마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해 예정대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한국군이 충분히 강성해져 미군이 조력자 역할을 맡게 된다는 사실을 북한과 동북아시아 주변 국가에 분명히 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이를 연기할 경우 반대로 잘못된 의미를 주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를 주관한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리버만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준수해야 할 필요성과 그 이유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혀 미국 의회 안에 이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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