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전시작통권 이전 협의 신중해야’

남한을 방문한 미국의 리처드 아미티지 (Richard Armitage) 전 국무부 부장관이 남한내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에 대해 신중을 기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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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관계 포럼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미국의 리처드 아미티지 (Richard Armitage) 전 국무부 부장관 - AFP PHOTO/KIM JAE-HWAN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25일 남한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은 2009년에 전시 작전통제권을 남한 정부에 넘긴다는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전시 작전통제권을 넘기는 시기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오는 2009년에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겨준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미국 행정부 안에서도 의견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남한 야당 대표단의 정문헌 의원은 25일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미 국무부와 의회 일각에서 현 노무현 정부가 다음 선거에서 바뀌면 이양시기가 조절될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전시 작전통제권을 이전하게 되면 남한에는 두 개의 사령부가 존재하게 되는데, 이것이 방위력과 억지력을 높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군 지휘체계는 통일성이 중요하며, 하나가 있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습니다.

Armitage: Two parallel, separate commands, US and Korean, if it’s more effective. Fine, go ahead and do it...

그는 모든 국가가 자주국방을 원하지만, 어떤 국가도 100% 자주적이지는 못하므로, 우방과 손을 잡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또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놓고 ‘북한이 연말까지는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한 자신의 앞서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이 핵실험의 정당성에 대한 논리를 강화하는 등 핵실험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북한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압박을 강화할 것이며, 특히 군사적인 우위를 활용해 북한의 도발을 막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아미티지씨는 부시 행정부 1기 때인 지난 2001년부터 2005년초까지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습니다. 그는 또 80년대엔 국방부에서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를 지냈으며 80년대 후반에는 필리핀 내 미군기지 협상의 미국측 수석대표를 맡기도 했습니다.

워싱턴-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