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용의 미국 이야기] 불황의 끝이 보인다
2009.03.25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2주에 한 번씩 미국 소식을 전해 드리는 로스앤젤레스의 정대용 통신원입니다. 먼저 경제와 관련한 소식부터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어렵다는 소식을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미국 경제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잘 나가던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끝 모를 것처럼 오르기만 하던 주택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부터인데요, 주택가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끝모르게 추락하던 미국의 주택가격이 2월에는 약간이지만 올랐고, 주택 거래량도 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인 부동산에 이어, 주식 시장도 회복되는 모습입니다. 회사를 경영하려면 돈, 즉 자본금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요, 증서를 발행해 자본금을 모으려고 발행하는 증서를 주식 또는 증권이라고 합니다.
주식을 산 사람은 회사가 돈을 많이 벌어 이익을 내게 되면 배당이라고 해서 돈을 지급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면 이 증서를 다른 사람에게 비싼 가격으로 팔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주식은 회사가 이익을 내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대표적인 회사들의 주식 가격을 모아 이를 지수로 표현한 것이 다우입니다. 다우지수가 서서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한때 만4000이 넘던 다우지수는 이달 초 6,500선까지, 그러니까 절반 아래도 떨어졌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 7,800까지 올라가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식시장이 회복되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주택 가격이 안정되면서 미국민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오바마 정부가 발표한 각종 경제 정책들이 투자자들에게 신임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아직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흥미로운 소식 한가지 전해 드리겠습니다.
북한에도 경제 사정이 나빠지고 식량난이 심해지면서 집을 잃고 거리를 떠도는 부랑자들이 많이 생겨났지요?
요즘 미국에서는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천막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같은 부자 나라에 거지가 어디 있고 길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설마 있겠나' 하시겠지만 요즘 미국에는 직장을 잃어 집값을 제대로 내지 못해 쫓겨난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 모여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가 좋을 때도 거리에서 자고 먹는 '홈리스'라고 하는 노숙자들이 많이 있었지만 천막을 치고 집단으로 거주하는 동네가 생겨난 것은 최근 나타난 현상들입니다. 이런 천막 촌은 미국 전역에 10여 개 도시에 형성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프레즈노라는 도시에는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텐트나, 간신히 지붕만 달린 달개지붕집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이 도시의 인구는 50만 명인데 이런 텐트 거주자들은 무려 2,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시애틀이라는 도시에는 이 도시의 시장 이름을 딴 텐트촌에 100여 명이 살고 있고, 새크라멘토의 텐트촌은 텔레비전 쇼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천막촌은 낮에는 평온한 듯 보이지만, 밤이 되면 마약•매춘•폭력이 들끓는 무법지대로 변하기도 해 사회 문제화되고 있습니다.
천막촌과 달리 여관을 돌아다니며 생활하는 사람들, 즉 '여관족'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중간 계층 생활자 지역의 여관에 살고 있는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집을 은행에 빼앗기고 당장 갈 곳이 없어서 여관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텔에서 생활한 경우 한 달 숙박비는 800달러 정도가 듭니다. 집을 갖고 있을 때 드는 유지비보다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여관족들은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라는 동네에만 1,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새롭게 출범한 오바마 대통령 정부가 과연 천막촌과 여관족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 사는 한인들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혹시 '야구'라는 경기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투수가 공을 던지면 방망이를 든 타자가 이를 치고, 일루, 이루, 삼루를 돌아 다시 공을 친 자리로 돌아오면 점수가 나는 경기입니다.
미국에서 시작돼 일찍이 전문화되어,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중남미 국가와,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 대만 등에서 인기를 끄는 종목입니다.
중국에서도 최근 미국인 감독을 초빙하는 등, 야구 실력 향상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미주 한인들에게 가장 큰 뉴스는 정치 뉴스도 아니고, 경제뉴스도 아닌 바로 야구 소식이었습니다.
전 세계 16개 나라가 출전해 야구 최강국을 가리는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줄여서 WBC라고 하는데요, 이 대회가 이번 주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출전해, 일본과 함께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해 미국에서 열리는 결선에 진출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결선에서 멕시코를 8대2, 일본을 4대1로 꺾으면서 준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준결승에서는 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를 10대2로 꺾었습니다.
23일 LA에서 열린 결승전에서는 이웃나라 일본에 아쉽게 3대5로 지면서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비록 결승에서는 일본에 졌지만, 미국에서 5경기를 치르면서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미국과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마음껏 선보이면서 미주 한인들에게는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게 했습니다.
미주 한인들은 한국 대표팀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수만 명씩 경기장을 찾아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고, 경기장을 찾지 못한 한인들은 식당이나 주점, 그리고 가정집에서 모여 집단으로 뜨거운 응원을 보냈습니다.
이번 대회를 중계한 스포츠 전문 TV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즉 South Korea라는 나라를 확실하게 소개할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 발행되는 한국어 신문과 방송뿐 아니라 LA타임즈를 비롯한 대표적인 미국 신문들도 한국대표팀과 일본대표팀의 결승전 경기를 1면 주요 기사로 다루며 커다란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무튼, 이번 한 주는 200만 미주 한인들에게 있어 야구가 있어 즐거운 한 주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새로운 내용으로 청취자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정대용이었습니다.
오늘부터 2주에 한 번씩 미국 소식을 전해 드리는 로스앤젤레스의 정대용 통신원입니다. 먼저 경제와 관련한 소식부터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어렵다는 소식을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미국 경제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잘 나가던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끝 모를 것처럼 오르기만 하던 주택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부터인데요, 주택가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끝모르게 추락하던 미국의 주택가격이 2월에는 약간이지만 올랐고, 주택 거래량도 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양대 축인 부동산에 이어, 주식 시장도 회복되는 모습입니다. 회사를 경영하려면 돈, 즉 자본금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요, 증서를 발행해 자본금을 모으려고 발행하는 증서를 주식 또는 증권이라고 합니다.
주식을 산 사람은 회사가 돈을 많이 벌어 이익을 내게 되면 배당이라고 해서 돈을 지급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의 가치가 올라가면 이 증서를 다른 사람에게 비싼 가격으로 팔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주식은 회사가 이익을 내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대표적인 회사들의 주식 가격을 모아 이를 지수로 표현한 것이 다우입니다. 다우지수가 서서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한때 만4000이 넘던 다우지수는 이달 초 6,500선까지, 그러니까 절반 아래도 떨어졌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 7,800까지 올라가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식시장이 회복되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주택 가격이 안정되면서 미국민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오바마 정부가 발표한 각종 경제 정책들이 투자자들에게 신임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아직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천막촌, 여관족 등장
다음은 흥미로운 소식 한가지 전해 드리겠습니다.
북한에도 경제 사정이 나빠지고 식량난이 심해지면서 집을 잃고 거리를 떠도는 부랑자들이 많이 생겨났지요?
요즘 미국에서는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천막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같은 부자 나라에 거지가 어디 있고 길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사람들이 설마 있겠나' 하시겠지만 요즘 미국에는 직장을 잃어 집값을 제대로 내지 못해 쫓겨난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 모여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가 좋을 때도 거리에서 자고 먹는 '홈리스'라고 하는 노숙자들이 많이 있었지만 천막을 치고 집단으로 거주하는 동네가 생겨난 것은 최근 나타난 현상들입니다. 이런 천막 촌은 미국 전역에 10여 개 도시에 형성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프레즈노라는 도시에는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텐트나, 간신히 지붕만 달린 달개지붕집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이 도시의 인구는 50만 명인데 이런 텐트 거주자들은 무려 2,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시애틀이라는 도시에는 이 도시의 시장 이름을 딴 텐트촌에 100여 명이 살고 있고, 새크라멘토의 텐트촌은 텔레비전 쇼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천막촌은 낮에는 평온한 듯 보이지만, 밤이 되면 마약•매춘•폭력이 들끓는 무법지대로 변하기도 해 사회 문제화되고 있습니다.
천막촌과 달리 여관을 돌아다니며 생활하는 사람들, 즉 '여관족'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중간 계층 생활자 지역의 여관에 살고 있는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집을 은행에 빼앗기고 당장 갈 곳이 없어서 여관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텔에서 생활한 경우 한 달 숙박비는 800달러 정도가 듭니다. 집을 갖고 있을 때 드는 유지비보다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여관족들은 캘리포니아의 오렌지카운티라는 동네에만 1,0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새롭게 출범한 오바마 대통령 정부가 과연 천막촌과 여관족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한국 야구 세계 2위
마지막으로 미국에 사는 한인들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혹시 '야구'라는 경기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투수가 공을 던지면 방망이를 든 타자가 이를 치고, 일루, 이루, 삼루를 돌아 다시 공을 친 자리로 돌아오면 점수가 나는 경기입니다.
미국에서 시작돼 일찍이 전문화되어,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중남미 국가와,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 대만 등에서 인기를 끄는 종목입니다.
중국에서도 최근 미국인 감독을 초빙하는 등, 야구 실력 향상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미주 한인들에게 가장 큰 뉴스는 정치 뉴스도 아니고, 경제뉴스도 아닌 바로 야구 소식이었습니다.
전 세계 16개 나라가 출전해 야구 최강국을 가리는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줄여서 WBC라고 하는데요, 이 대회가 이번 주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출전해, 일본과 함께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해 미국에서 열리는 결선에 진출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결선에서 멕시코를 8대2, 일본을 4대1로 꺾으면서 준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준결승에서는 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를 10대2로 꺾었습니다.
23일 LA에서 열린 결승전에서는 이웃나라 일본에 아쉽게 3대5로 지면서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비록 결승에서는 일본에 졌지만, 미국에서 5경기를 치르면서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미국과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마음껏 선보이면서 미주 한인들에게는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게 했습니다.
미주 한인들은 한국 대표팀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수만 명씩 경기장을 찾아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고, 경기장을 찾지 못한 한인들은 식당이나 주점, 그리고 가정집에서 모여 집단으로 뜨거운 응원을 보냈습니다.
이번 대회를 중계한 스포츠 전문 TV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즉 South Korea라는 나라를 확실하게 소개할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 발행되는 한국어 신문과 방송뿐 아니라 LA타임즈를 비롯한 대표적인 미국 신문들도 한국대표팀과 일본대표팀의 결승전 경기를 1면 주요 기사로 다루며 커다란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무튼, 이번 한 주는 200만 미주 한인들에게 있어 야구가 있어 즐거운 한 주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새로운 내용으로 청취자 여러분을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정대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