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소속 추정 해커들이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인 영국 제약회사에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는 코로나 백신이 필요한 북한의 다급함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7일 북한 소속 추정 해커들이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영국의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에 해킹, 즉 타인의 컴퓨터체계를 무단으로 침입하여 컴퓨터 내 정보에 접속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해커들은 구인구직 중개 사이트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직원들에게 취업제안 이메일을 보냈는데 이 이메일에 첨부돼있는 '직무기술서' 파일에 악성코드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직원들이 이를 클릭하면 회사 내부 시스템에 악성코드가 퍼지는 식인데 여기에 사용된 도구와 기법을 볼 때 사이버보안 관계자들은 북한의 소행으로 판단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후버연구소의 사이버전문가인 재키 슈나이더(Jackie Schneider) 연구원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북한의 해킹은 코로나 백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려는 북한의 절박함(desperation)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코로나 백신을 자체 개발 중이라고 밝혔지만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과 제약개발 기반시설 부족 등으로 외국 제약회사로부터 코로나 백신 개발 정보를 훔치려는 것이라는 게 슈나이더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미국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반도 담당 선임국장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코로나19에 극도로 겁먹은 상태(terrified)라고 평가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북한에서 코로나 감염이 일어나면 취약한 의료시설 등으로 대규모 감염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를 치명적인 위협이라고 한 것이죠. 이 때문에 북한은 코로나 백신 기술과 치료제를 구하려고 해킹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사이버전문가인 매튜 하 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현금 확보를 목적으로 코로나 백신개발 제약회사를 해킹한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의 수요가 큰 지금의 상황을 이용해 백신 기술을 훔쳐서 팔 수 있고 또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이 코로나 백신 개발이 마지막 단계인 제약회사에 랜섬웨어, 즉 해커가 감염시킨 컴퓨터 내 문서나 사진 등 중요 파일의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데 사용되는 악성코드를 이용해 제약회사로부터 엄청난 현금을 갈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날 북한 해커 공격 시도 여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본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씨 일가 내 고위관리들이 지난 2,3주 전에 중국 정부가 제공한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지난주 2명의 일본 정보 소식통으부터 이 내용을 전해 들었다면서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어떤 중국회사가 개발한 백신을 맞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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