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남을 위한 삶에 헌신한 원불교 박청수교무


200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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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명화

세계 여러 국가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오다 최근 정년퇴임한 원불교 박청수 교무를 만나봤습니다. 소외된 계층을 위해 달려온 뒤 휴식을 위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내려왔지만, 오히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 교무를 만나봤습니다.

기자는 지금 경기도 용인시의 문수봉이라는 산자락에 와있습니다. 새소리, 바람소리가 들립니다. 지금 남한은 한창 장마철인데요, 이곳은 마치 장마가 전혀 없었다는 듯이 아주 화창하고, 바람이 선선하게 붑니다. 산자락에 자리 잡은 하얀 건물 옆에서 기다리던 전 원불교 강남교당의 박청수교무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한국식 찻잔과 코끼리 조각상, 불교 조각상들이 놓여진 탁자에 앉고 보니 절로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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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남을 위한 삶에 헌신한 원불교 박청수 교무/RFA PHOTO-장명화

박청수교무의 ‘삶과 이야기가 있는 집’에 왔는데요, 안녕하세요, 박청수 교무님, 언제부터 이집에서 살게 되었나요?

박청수: 저는 금년 1월에 50년간의 원불교 교목 성직의 길을 걷다가 지난 1월에 정년퇴임했습니다. 그리고 이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 아래 공간에는 저의 삶의 이야기가 있는 내용물들이 거기에 있죠. 제가 세계 55개국을 돕고, 세계 53개국을 다니면서 묻어오고 딸려온 것들이 다 거기에 있구요, 이곳은 3층으로 제가 수도하고 사색하고 명상하고 싱그러운 마음을 품고 고요한 생각을 기르는 저의 수도도량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까치가 울고 새들이 아침에는 합창하지요. 그동안 너무너무 치열하고 역동적으로 일하고 사람을 만나고 하다가, 지금은 이렇게 자연과 교감하는 게 감미롭습니다.

지금까지 지난 세월동안 역동적으로 달려오셨다고 했는데요, 성지송학 중학교, 헌산중학교, 저희가 있는 이 자리가 헌산중학교 바로 옆에 있는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인데요, 이런 대안학교들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도와왔는데, 어떤 계기로 대안학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박청수: 저는 30대 초반에 원불교 서울지구 청년담임교무를 했어요. 그때에는 컴퓨터도 없고, 우리사회가 누군가 만나고 싶으면 찾아가고 그런 때라 그런지, 내가 청년교화를 할 때는 우수한 학생들이 150명들이 저절로 모이고 그랬어요. 그때 나는 장래성이 있고, 그런 학생들에게 관심과 제 열정을 바치곤 했었죠. 김성진 해양수산부장관같은 사람도 다 그때 19살 때 만났던 사람들이 성장해서 그렇게 되고, 제가 가르친 사람 중에 박사도 많이 배출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1994년에 한 일간신문을 봤더니, 한 신부님이 비행청소년을 돌보는 내용이 나왔어요. 제 생각에 “아유, 참, 계산이 안맞는거지. 잘 될 것 같은 사람도 잘 안되는 수가 있는데, 이미 한번 비행의 길로 들어선 청소년을 어떻게 다룬다고? 이것은 아주 불확실한 일이지. 잘 성공될지 안 될 것이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뒤로 자꾸 속마음에서 부끄러운 거예요. ‘아, 내가 우수한 사람에게만 관심을 가졌던 것이 너무 계산적이지 않는가? 내가 그들이 성공해서 뭘 건지려고 그랬던 것이 아닌가?“ 그런 부끄러운 생각을 가졌드랬어요.

남한에 사는 일반 남한학생들도 힘든데, 전혀 체제가 다른 한국 땅에 와서 사는 탈북학생들은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청수: 북한에서 온 청소년들이 그렇게 모진 시련들을 어렸을 적에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참 너무나 때 묻지 않고, 선량하고, ‘나는 공부를 해야지 성공한다’는 마음 때문에 시키지 않아도 밤늦도록 공부하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하고, 열심히 해요. 그래서 부모가 ‘너 공부해, 너 공부해’ 하면서 시키는 아이들보다, 스스로 자각이 생겨서 공부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힘들지만, 눈물겹도록 하죠. 그리고 아이들이 변한다고들 입을 모읍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못사는데를 갔다 오면 한국 사람이지만, 저소득층에 사는 데를 갖다 오면, ‘한국만 오면 잘산다’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요. “아. 한국에서 살아도 이렇게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

최근 “마음눈이 밝아야 인생을 잘 살수 있다”는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마음눈을 어떻게 하면 밝힐 수 있을까요?

박청수: 욕심이 있으면 마음눈이 어둡고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갖고 바라보면 판단이 옳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안경이 깨끗하고 투명하고 도수가 맞는 것으로 봐야, 모든 사물이 정확하고 바르게 보이듯이 우리도, 나는 그것을 직관력이라고 하는데, 탁 보면 책도 읽고 여행도 하고, 많은 것들을 종합해서 나의 사고를 지배하잖아요? 마음눈이 밝다는 게 결국은 지혜롭다는 말로도 통하는 거죠. 인생이라는 것, 왜사는 거야? 나는 뭐 불완전 연소되지 않게 살기 위해서 애썼다고 그러는데, 내가 생각한 것이, 내가 지금 노력한 것이 반드시 그것이 가치로 나타나고, 보람으로 나타나고, 누군가가 나에게서 덕을 보고, 나는 그렇게 덕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배우기도 하고, 수도도 한거죠.

제가 서울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세 시간 가까이 걸렸는데요, 제가 이 먼 자리에 조금 늦게 와서 죄송한데요,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려요.

박청수: 아닙니다. 저기 저의 경험을 나누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오시고. 감사합니다.

직접 만난 박청수 교무는 작은 절집 뒷마당에 자리한 샘물처럼 평범하고 조용하고, 또한 부드러웠습니다. 무더운 여름, 혹은 답답한 일에 치인 사람이 그 샘물 한 모금에 마음자리를 바꾸듯이 그와의 만남은 어느새 모르게 갈증을 씻어주는 듯 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문수동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에서 지금까지 자기보다 남을 위한 삶에 많은 정성을 쏟으신 박청수 전 교무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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