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과 군사실무회담 하려는 의도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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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이 25일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 두 곳에서 각각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배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의 박성우 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안녕하세요.

박성우: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먼저, 항행금지구역은 뭡니까?

박성우: 네, 항행금지구역은 배가 지나가는 구역에서 예를 들어서 군사 훈련을 할 때, 또는 조난 사고가 우려되는 경우에 설정하는 겁니다. 보통의 경우에는 해상교통문자방송(Navigation Telex, NAVTEX)을 통해서 주변 수역을 운항하는 선박에 미리 경고해 주게 됩니다. 이번에 북측이 바로 이 절차를 거친 거지요. 그런데 일반 국가들 사이에서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절차입니다만, 남북 간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이게 문제가 되는 거지요.

진행자: 좀 구체적으로 알려주시죠. 왜 그렇습니까?

박성우: 네, 남측은 NLL(북방한계선)이라는 해상분계선을 갖고 있습니다만, 북측은 이걸 무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측이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한 곳도 바로 이 NLL의 아래 지역을 포함합니다. 그런데 북측은 자기네 수역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북측은 자기네 수역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NLL의 아래쪽으로, 그러니까 남측 수역으로 예를 들어 미사일을 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든 겁니다. 바로 이런 가능성 때문에 남측 당국이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면서 이번 조치를 주목하고 있는 거지요.

진행자: 북한의 의도는 뭐라고 분석됩니까?

박성우: 네, 북측이 실제로 서해에서 남측을 도발하는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남측 수역을 북측이 항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함으로써 서해를 국제 분쟁수역으로 부각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측은 ‘서해가 이렇게 일촉즉발의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걸 시사함으로써 ‘하루빨리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만 다룰 게 아니라, 평화협정 문제를 동시에 다뤄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한 번 제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알겠습니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게 있었는데요. 북측이 항행금지의 설정 기간을 25일부터 3월29일까지로 못박았습니다. 그 이유는 어떻게 해석하면 될까요?

박성우: 네, 북측이 설정한 기간이 한국과 미국의 합동 군사훈련 기간과 겹칩니다. 한미 키리졸브 훈련이 3월9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될 예정인데요.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의 설명을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양무진: NLL 문제를 부각시켜서 한편으로는 3월에 실시 예정인 한미 키리졸브 훈련에 사전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본격적인 평화체제 논의 이전에 NLL 문제를 중심으로 미국과 북한이 핵심이 되는 군사정전위원회 군사실무회담 개최를 위한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는 걸로 보여집니다.

박성우: 좀 부연 설명을 드리면, ‘서해에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건 정전협정을 맺을 때 해상 분계선을 제대로 정하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니냐, 그러니 정전협정의 핵심 당사자끼리 모여 앉아서 실무회담을 열고, 이어서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회담으로 발전시키자’는 식의 제안을 북측이 할 수 있다는 거지요.

진행자: 잘 알겠습니다. 박성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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