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김진국 기자) '눈과 얼음의 축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화려한 개막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남북한 선수단의 공동입장은 끝내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동계올림픽을 취재 중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21회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13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지만 4년 전과 달리 남북한 선수단의 공동입장은 없었습니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의 제20회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 단일기를 들고 함께 입장했던 양측 선수단은 이날 개막식에서는 국가이름의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북한(DPR Korea)이 24번째, 한국이46번째로 경기장에 들어왔습니다.
북한은 피겨스케이팅 남자 종목에 출전하는 리성철 선수가 기수를 맡았고, 속도빙상인 스피드스케이팅 500미터와 1천미터에 나서는 고현숙 선수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 선수단장인 송화순 서기장과 리도주 여자속도빙상 감독과 행정요원까지 모두 6명이 경기장에 입장했습니다.
이날 개막식 행사를 중계했던 캐나다방송국, CTV의 진행자는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입장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CTV: 2000년 호주 시드니 하계올림픽부터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까지 남북한이 개막식장에 함께 들어왔지만 오늘은 각각 따로 입장합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국제올림픽연맹(IOC)의 포용과 화합정신을 보여줍니다.
한편, 개막식에 46번째로 입장한 한국은 선수와 임원 등 83명으로 구성됐고 여자 피겨스케이팅 세계1인자인 김연아 선수를 비롯해 쇼트트랙과 속도빙상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날 개막식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동계올림픽 개막 축사가 전광판을 통해 전해진 것을 시작으로 문화행사와 참가국 입장, 개막선언에 이어 올림픽성화 점등으로 진행됐습니다.
캐나다의 광대한 자연과 전통문화, 그리고 겨울 운동경기에 대한 국민적인 사랑 등을 상징하는 공연이 빛과 소리의 향연으로 이어지면서 개막식이 열린 BC플레이스를 찾은 6만여 명의 관중뿐만 아니라 텔레비전을 통해 개막식을 시청한 전 세계 수십억명의 감탄을 자아냈다는 평가입니다.
개막식이 열리기 4시간 전부터 경기장 앞에서 기다렸다는 안젤라 니콜슨 씨는 올림픽을 개최한 직후부터 줄곧 이날을 기다려왔다면서 여러 인종이 어울려 사는 밴쿠버에서 지구촌의 화합을 상징하는 올림픽이 열려서 기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안젤라 니콜슨: 올림픽 개막식을 기다리면서 시민들과 함께 개막시간까지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습니다. 개막식을 직접 보게 되서 너무 기쁩니다.
개막식이 열린 BC 플레이스로 통하는 밴쿠버 거리는 오전 일찍부터 밴쿠버 시민들과 관광객이 몰려 하루 종일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15개 종목에 8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21회 동계올림픽대회는 대회 이튿날인 14일부터 본격적인 경기가 진행됩니다.
스키점프에서 대회 첫 금메달이 가려지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쇼트 트랙 남자 1천500미터 예선과 결승, 여자 500미터 예선전이 열립니다.
북한의 남자 피겨스케이팅 리성철 선수와 여자 속도빙상에 출전하는 고현숙 선수는 16일 경기에 출전해서 1972년 이후 북한의 첫 메달에 도전합니다.
제21회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캐나다 밴쿠버 축제의 현장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진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