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 경기서 ‘그들만의 응원’한 북 응원단

그들만의 응원

0:00 / 0:00

앵커 : 한국 언론들이 여자 빙상호케이 남북 단일팀 경기에서 남북이 공동응원을 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는데요. 남북 공동응원은 한국 관람객들이 북한 응원단을 따라하거나 북한이 응원을 주도할 때뿐이었습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현장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일. 여자 빙상 호케이 남북 단일팀의 예선 첫 경기가 열린 관동 하키센터. 1피리어드 종료 뒤 한국의 힙합 가수 ‘다이나믹 듀오’가 나와 ‘출첵’이라는 자신들의 대표곡을 부르기 시작합니다.

(현장음) 큰 소리로 응원하던 북한 응원단은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가 시작되자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곧 응원 지휘자의 지시에 따라 박수를 치고 북한 노래를 부르며 응원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상당수 언론들은 이 모습을 보고 북한 응원단이 한국 가수 노래에 호응해 함께 응원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에 호응하지 않은 ‘그들만의 응원’이었습니다.

이같은 모습은 14일 여자 빙상호케이 단일팀의 예선 3차전에서도 포착됐습니다. 한국의 가수 박미경이 1피리어드 종료 뒤 휴식 시간에 등장해 자신의 대표곡인 ‘이브의 경고’를 불렀지만 북한 응원단은 이에 호응하지 않고 준비해 온 북한 노래와 구호를 외쳤습니다.

(현장음) 북한 응원단은 본 경기 시작 전, 한국 측 풍물패가 축하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중간에 끼어들어 자신들만의 응원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당시 한국 관람객들은 숨을 죽이고 풍물패의 북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경기장의 상황, 분위기와 관련 없는 자신들만의 응원을 이어가는 모습도 지속적으로 포착됐습니다. 한국 가수 ‘빅뱅’의 ‘붉은 노을’, ‘트와이스’의 ‘Cheer up’ 등 한국 대중 가요가 경기장에 울려퍼질 때도 북한 응원단은 쉼 없이 북한 노래를 부르며 응원을 이어갔습니다.

남북 공동 응원은 북한 응원단이 응원을 주도할 때뿐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북한 응원단은 즉흥적으로 응원의 형식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 북한 응원단은 자신들이 준비한 것과 의도한 것이 이미 있습니다. 계획에 따라 응원을 이어갔던 것 뿐입니다. 그 자리에서 한국의 노래가 나온다고 즉흥적으로 응원 형식을 바꾸거나 따라할 권한, 자유분방함도 없을 겁니다.

강 교수는 이어 “북한 당국은 한국 문화에 대해 민감해 하는데 이런 부분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면서 “응원단도 북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한국 음악이 나오면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북한 노래를 부른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