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터뷰] 탈북민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 “탈북민 피폭조사 뒤 치료해야”
2023.03.31
앵커: 탈북민 출신 1호 해외 박사인 한국 샌드연구소의 최경희 대표는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이뤄질 한국 정부의 피폭 전수 조사를 통해, 현재 북한에서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의 상황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자세한 내용 지정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인근에 거주했던 탈북민들이 피폭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지난 2016년 이 문제를 가장 처음 제기하셨는데요. 당시 어떻게 이러한 정황을 파악하시게 됐나요?
최경희 대표: 저는 북한에서 왔지만 해외에서 약 11년 유학을 하고 들어왔어요. 그게 2016년이었는데 박사학위 과정 중 제일 하고 싶었던게 북한의 현실을 (탈북민들을) 인터뷰해서 연구하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귀국해서 제일 먼저 탈북민들을 만나서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이상하게 아픔을 호소하는 탈북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북한의) 시장 상황에 대해서 인터뷰하다가 멈추고요. 이런 아픔을 호소하는 분들이 대체로 보면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진단이 안 나온다”(고 말씀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가 보기에도 굉장히 아픈 사람이 맞아요. 그러한 얘기를 한두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 했기 때문에 고향이 어딘지 등 여러 가지를 물어봤는데 길주 쪽의 사람들이 여러 명 있어서요. 혹시 방사능이 아닌가 의심하면서 다시 한번 인터뷰를 또 해봤어요. 그런데 일본에서 경험했던 방사능 누출 사건들, 히로시마, 나가사키 등 1945년도에 있었던 아픔의 형태와 너무 유사하기 때문에 의심을 했죠. 그래서 여러 명에게서 그런 것들이 보였고, 또 길주 사람들을 모아놓고 다시 한번 봤더니 이렇게 아픔이 있으면 차라리 국가에서 한번 방사능 검사를 하고 아니라는게 확인이 되면 괜찮은데, 만에 하나라도 그렇다면(피폭 사실이 확인되면) 치료 방법도 모색해야 되지 않을까 해서 문제를 제기해 봤던 겁니다.
기자: 최근 한국 정부가 길주군과 인근 지역 출신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피폭 전수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최경희 대표: 우선 우리 한국 정부가 이번에 탈북민들 검사하겠다고 발표한 점은 긍정적인 답변이었기 때문에 저는 정말 환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사실상 2017년에 통일부가 30명을 검사를 했고, 2018년에 10명을 검사해서 각각 심각한 (피폭 의심) 숫자들이 노출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그때 구체적으로 확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고요. 사실상 탈북민들의 몸에서 나오는 결과적인 숫자들은 (이들이) 북한에서 출발한 지가 오래됐고, 또 중국 등 외국에 있다가 한국에 온지도 오래된 분들이기 때문에요. 지금 몸에서 나오는 숫자는 방사능을 쐬고 지나간 흔적이기 때문에 그 흔적의 수치가 높다는 것으로 그들이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맞았던 방사선량이 얼마나 높았을 지를 역산해본다면, 북한의 (피폭 피해) 진행형에 대해 어느 정도 우리 과학에서 예측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현재 (방사능 오염이 의심되는 지역에서) 북한 사람들이 호흡하면서 물도 마시고 공기도 마시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정부가 관심을 두고 여기 지금 와 있는 탈북민들만이라도 먼저 검사를 제대로 해서 북한의 현재진행형 (피해), 또 특히 남한에 와 있는 탈북민들을 위해 치료 대책까지도 정부로서는 많이 고민해서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에는 주제를 바꿔 북한 청년들의 군입대·복대(재입대) 탄원에 대해 여쭤보고 싶은데요.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20일 탄원한 청년의 수가 약140만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이같은 입대·재입대를 강조하는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최경희 대표: 최근에는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 가장 어려운 시기거든요. 핵 개발을 하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촘촘하게 경제 제재를 하고 있고, 자연재해가 들이닥치는 것을 북한의 기술로서는 (막을) 아무런 장치도 없잖아요. 게다가 코로나가 북한에도 많이 확산돼서 국경을 차단한 상태이기 때문에 원래도 자급자족할 수 없고, 생산성을 내놓을 수 없는 구조 속에서 훨씬 더 어려운 상황으로 지금 치닫는 중이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외부의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내부적으로 (입대 탄원을 독려하는데요).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제가 설명드릴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노동력을 확보하자는 목적이 큽니다. 왜냐하면 지금 청년들은 시장화 사회에서 성장한 세대에요. 이 세대는 독신을 선호하고, 그 독신 기간에 혼자만 먹고 살고 자기 자신만 아는 청년들로 성장한다는 말이죠. 그래서 국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노동력 확보인데요. 또 김정은의 업적을 만들려고 해도 거시적인 건축물, 아파트, 살림집 짓고 많이 하잖아요. 이런 성과를 거두려고 해도 무보수 노동력이 필요한데, 지금 사회 청년이라고 하면 노동력에 동원이 안됩니다. 그러니 이들을 모두 분발시켜서 군대에 집결시키면 군사 조직으로서 무조건 명령 체계에서 집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고요. 두 번째로 사상 의식 교양을 할 수 있고, 세 번째로는 사회적으로 (입대·재입대하는) 모델(본보기)을 만들어서 군대에 가게 되면, 이 군대에 나가겠다는 애국심이 사회화가 되는 거죠. 모델을 일반화시킴으로써 온 사회가 결집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세 가지로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북한이 주장하는 이 140만명이 허수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대표님께서는 이러한 주장을 어떻게 보시나요?
최경희 대표: 이렇게 북한이 발표한 140만명이 허수다, 아니다, 숫자를 맞다, 틀리다 얘기하는 건 별 의미가 있을까 싶고요. 다만 여기에서 탄원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을 거라고 보여집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사회적 가치를 던지거든요. 군대에 나가면 입당을 할 수 있고, 노동당원이 되면 또 사회에 나와서 어느 정도 책임적 위치에서 시장과 권력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좀 더 자율적인 활동이 가능할 수 있고, 승진의 길도 열릴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고취시키면서 이걸 독려합니다. 또 북한 사회에는 이제 동조 분위기라고 할까요. 심리적 동조를 굉장히 활용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동조되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지금까지 샌드연구소의 최경희 대표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지정은입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