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독교 신자들 “쉿~메리 크리스마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09.12.24
MC: 지구촌의 최대 축제인 올해 성탄절에도 북한의 수십만 기독교 신자들은 종교탄압을 피해 조용히 보내고 있습니다. 국제 기독교단체의 활동도 북한 당국의 감시로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기독교단체인 '오픈 도어즈(Open Doors)'의 폴 에스타브룩(Paul Estabrooks) 목사는 수십만 명의 북한 내 기독교 신자들이 가족끼리 만나 비밀리에 성탄절을 기념하며 외롭게 보내고 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북한 선교를 담당하는 에스타브룩(Paul Estabrooks) 목사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약 40~50만 명의 북한 주민이 가정과 지하교회를 통해 기독교를 믿고 있으며 보통 성탄절 전날인 24일에 이를 기념한다고 전했습니다.

Paul Estabrooks: 북한 주민에게 성탄절은 그저 평범한 하루와 다르지 않습니다. 보통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나 성탄절을 기념하는데요, 비밀스럽게 가족과 만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또 에스타브룩 목사는 북한에 있는 약 40~50만 명의 기독교 신자 중 7만에서 10만 명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다고 추산하고 최근 북한의 150일 전투에 이은 100일 전투로 북한 당국의 감시가 매우 엄격해져 선교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픈 도어즈'의 제리 다이크스트라 공보 담당관도 최근 북한 당국의 감시와 검열로 북한 내 기독교 신자에게 성경은 물론 도서와 음식, 의약품 등을 전달하는 일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지원과 선교활동을 계속 전개할 계획이라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또 다른 국제선교단체인 '순교자의 소리(Vocie of Martyrs)’도 성탄절을 맞아 최근 북한의 지하교인에게 성경과 식량, 의약품 등 1차분을 전달했으며 북한 당국의 감시와 탄압이 심하지만 계획했던 750명분을 채우기 위해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0월 발표한 종교자유보고서에서 북한을 9년 연속 '종교의 자유가 없는 특별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했고 '오픈 도어즈'도 북한을 7년 연속 최악의 종교탄압국으로 발표했습니다.

성탄 전날인 24일, 전 세계는 축제 분위기가 가득하지만 정작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대일과 생모 김정숙의 생일에 관련한 행사로 분주한 모습입니다. 또 마음대로 교회에 갈 수 없는 북한의 기독교 신자들은 말없이 성경 말씀과 기도 제목을 적은 쪽지를 주고받으며 외롭고 쓸쓸히 성탄절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국제기독교단체의 설명입니다.

성탄절은 예수의 탄생을 알리고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며 기념하는 기독교 최대의 축제지만 신앙의 자유는 물론 성탄절조차 즐길 수 없는 북한의 현실은 인권 유린의 한 예라는 데 국제기독교단체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