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어부 딸, 아버지 그리는 마음, 노란 손수건에 담아

지난 87년 피랍된 남한의 동진호 선원 최종석씨의 가족들이 최씨의 귀환을 비는 애타는 마음을 담은 노란손수건을 소나무에 매달았습니다. 최씨의 딸 최우영씨와 가족들은 23일 임진각 근처 소나무에 400장의 노란 손수건을 걸고 26일 환갑을 맞는 아버지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했습니다.

아름다운 상봉을 기원하는 상징인 400장의 노란 손수건이 23일 멀리 북녘땅이 바라보이는 경기도 파주임진각 어귀 소나무에 내걸렸습니다. 최우영씨와 가족들이 납북된 아버지를 그리는 애타는 마음, 남편을 기다리는 애절한 사연이 담긴 노란 손수건들입니다.

지난 1987년 남북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씨의 딸인 최우영씨는 백령도에 고기잡이를 나갔다 북한측 경비정에 피랍된 채 18년 동안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비는 애타는 마음을 400장의 노란 손수건에 담았습니다. 최씨는 남한 뉴스전문 방송인 ytn과의 회견에서 38선을 넘어오시다 행여 못 볼까봐 많이 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최우영씨: 38선 건너오시다 행여나 이 손수건을 보지 못할까봐 많이 달고 있어요.

남편 최종석씨의 환갑날인 26일 남편이 좋아하던 매운탕에 술상을 차려 회갑잔치를 차려드리고 상이라도 받았으면 하는 간절한 기원을 드려보는 아내 김태주씨는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는 딸의 모습에 마음 아파합니다.

김태주씨 : 항상 기다리죠, 우리 딸이 애타게 아빠 찾는 모습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남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인 최우영씨는 지난 19일에는 북한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귀환을 호소하는 애절한 사연의 편지를 남한의 한 일간지에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최우영씨: 부디 가족을 사랑하고 인권을 생각하시는 마음으로 돌아가시어 납북자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1955년부터 2000년까지 납북됐다가 돌아오지 않은 사람은 모두 485명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돌아온 사람은 불과 10여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편 노란 손수건이 아름다운 상봉의 상징이 된 것은 미국에서 3년 형기를 마친 죄수가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그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상징으로 집 앞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둘렀던 죄수의 애인 얘기에서 비롯됐습니다. 이 얘기는 미국의 그룹 Tony Orlando 와 Dawn이 불러서 크게 널리 유행됐습니다.

1979년 이란미대사관 인질사건 때 인질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비는 마음으로 미 국민들 모두가 애창해 당시의 국민가요가 되기도 했고 1980년대 필리핀 마르코스 독재정권에 대항하다 암살당한 아키노 상원의원의 부인 코라손 아키노가 위험을 무릅쓰고 필리핀으로 귀환하던 날 필리핀 전역이 노란 리본으로 뒤덮인 일화도 유명합니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이라크전에서 복무기간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하는 장병들의 고향집에는 노란손수건이 집 앞 나무에 환하게 걸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장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