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1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9번째 시간은 목용재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앵커 :목용재 기자,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먼저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보시죠.
앵커 :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비루스가 창궐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북한 당국이 신형 코로나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난해 중국과 접한 국경을 닫았는데요. 올해 국경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여전히 엄격하게 국경이 통제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8월 국경에 접근하는 인원과 짐승 등에 대해서는 무조건 사격한다는 내용을 담은 포고문을 배포한 바 있는데요. 이 같은 기조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하반기엔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사이 철도의 시험 운행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이를 두고 국경 개방이 임박했다고 보기엔 이른 것 같습니다. 한국 통일부 입장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지난 11월):북중 접경지역에서는 방역 시설 구축, 관련 법제 정비 등 물자교류 재개를 준비하는 동향이 지속적으로 관측돼 왔습니다. 최근에는 국제기구 동향, 중국의 해관 통계 등을 통해 해로를 통한 물자 운송이 이뤄지고 있는 동향도 파악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국경을 닫아 놓았지만 일부 물자의 경우 해로를 통해 외부로부터 들여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남포항을 유일한 북중 교역의 통로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추가로 평북 룡천항을 개항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국경을 닫은 이유는 신형 코로나 때문인데요.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은 현재 어떤가요?
기자 :북한 내 신형 코로나 상황은 지난해와 다를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장: 결론적으로 2021년 12월 말에 되돌아보니, 결국 북한은 1년차인 2020년과 거의 같은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방역, 백신 상황 등 달라진 점이 없었습니다. 북한은 아직 백신 접종이 국가적으로 이뤄지지도 않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북한의 공식 통계상 신형 코로나 확진자는 0명입니다. 다만 북한이 외부와 제한적인 교류를 하고 있어 백신 접종에 대한 수요는 분명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신형 코로나 백신 국제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는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 812만여 회분, 그러니까 406만여 명이 접종받을 수 있는 양을 배정해놓은 상황이지만 북한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이 왜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수용하지 않고 있을까요?
기자 : 이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의 견해, 들어보시죠.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불확실성,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 백신을 도입하는 것이 북한을 통치하는 데 유리한가? 실제로 극소량만 특정 주민들에게 접종될 경우 대다수 주민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긴장감, 불안함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 현재 코로나 관련 변이 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서 북한으로선 백신을 들여와 접종하는 것 자체에 우려를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백신 접종 사고도 있지 않습니까. (완벽하게)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있어서 북한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은 정권이 취약해진 국가의 강제적 행정통제력을 신형 코로나를 계기로 되찾아왔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는 데도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대북 인도적 지원도 인력이 오가며 물자를 운반해야 하니, 북한 당국이 이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의지는 여전히 강합니다.
앵커 :북한이 내년에 중국과의 국경을 열고 외부와 교류를 재개할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전망들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신형 코로나의 또다른 변이인 오미크론이 새롭게 확산되고 있고 북한 주민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진 것도 아니라서 북중 국경이 다시 열릴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는 북중이 교류 재개를 위해 여러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일단 양국 간 협의가 마무리 돼야 국경이 언제 열릴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올해 북한은 신형 코로나 상황 속에서 수해로 인한 피해까지 겪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올 여름에도 함경남북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민 수천 명이 긴급대피하고 주택 및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를 겪었습니다. 최대 피해지역인 신흥군에는 사흘동안 308mm의 비가 쏟아졌고 화대군은 이틀 간 450mm의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북한 당국은 치산치수를 강조했습니다.
앵커 :북한은 유엔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자연재해 등 3중고를 겪고 있는데요. 이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북한의 경제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4.5%입니다. 고난의 행군 이후 최대폭의 역성장인데요. 북한의 명목 국내총생산, GDP와 명목 국민총소득, GNI는 한국의 56분의 1 수준입니다. 남북한 1인당 소득격차는 지난 2010년 22배에서 지난해 기준 27배로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무역 총액은 8억 6000만 달러로 2019년 대비 73%가 감소했습니다.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북한의 식량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한국 농촌진흥청은 올해 수확한 북한의 식량 작물을 지난해 440만톤에 비해 7%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올해는 여름에 전반적으로 기상이 양호했고 지난해보다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적게 입었기 때문에 작황이 지난해에 비해 좋았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수확량이 증가하긴 했지만 북한의 식량난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앵커 :북한 내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군요. 이런 상황을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시장을 통해 삶을 영위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 내 사경제 비중이 꾸준히 상승해 38%를 기록하고 국영경제의 경우 그 비중이 꾸준히 감소해 25%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평가했는데요. 실제로는 북한 내 사경제 비중은 더 클 것이라는 견해가 나옵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내 공식적인 섹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김정은 총비서 집권 후 분권화 등 개혁을 하면서 국산화 정책을 펼쳤는데 이 때문에 국영부문이 일정 수준 돌아갈 가능성은 있죠. 그러나 최근 분권화를 통해 각 기업소들에 운영 권한을 주고 북한 당국이 일종의 세금을 주민들로부터 받고 있는데 이를 국영부문으로 봐야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각 기업소에 대한 북한 당국의 경제적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일부 자율성이 부여되다보니 각 기업소들도 자구책을 마련해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 기업소가 업종과 관련이 없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연합기업소라는 개념에서 설명할 수는 있지만 전혀 엉뚱한 개별 기업소에서 상품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 그러니까 에스키모 만드는 공장 중 하나가 '북청대흥탄광'입니다. 북한의 중앙통제 이런 부분들이 경제적으론 약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일각에선 북한에서 시장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반면 북한 당국이 여전히 경제를 통제하기 때문에 북한 시장은 당국에 의해 활용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평가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네 목용재 기자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2021년 10대 뉴스 9번째 시간, "막힌 국경, 꽉 막힌 경제, 막막한 주민들"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평양 외교관, 국제기구 요원 '엑소더스'"편을 보내 드립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