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이승재입니다. 여러분도 분단 독일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을 잘 아시지요?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국립통일교육원 잔디마당엔 베를린 장벽을 구성했던 실제 콘크리트 블록 2개의 실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분단과 통일을 상징하는 베를린 장벽, 장차 통일 대한민국을 꿈꾸며 전시해 놓았다는데요. 뜻 깊은 이곳에서 오늘은 그동안 잘 몰랐던 북한에서의 삶과 통일에 대해 배우는 어린이들을 만나봅니다.
사회자: 제13회 통일교육주간의 진행을 맡은 개그맨 김범준입니다. 오늘은 지역 주민들과 어린 아이들이 통일에 대해서 배우고 행복하게 뛰어 놀며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국민의 통일의지를 높이기 위해 매년 5월 넷째 주를 통일교육주간으로 정했습니다. 국립통일교육원에서는 지난 19일 “광복의 빛, 통일의 길을 밝히다”라는 표어와 함께 통일교육주간의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이어 20~23일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 신촌과 홍대에서 북한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놀이 행사가 마련됐습니다.
RFA는 19일 국립통일교육원을 찾아 통일을 염원하는 한국 시민들을 만나봤는데요.

(노래)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공연자: 잘 오셨습니다. 통일은 같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북한 동포들의 손을 잡아주시라요.
청취자 여러분께는 너무도 익숙한 노래지요? 지금 이 노래를 부른 공연단은 백두한라예술단입니다. 북한에서 최소 10년 이상 예술활동 경력을 쌓은 탈북 예술인들로 구성된 단체인데요. 이분들은 통일문화의 선구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한국에서 북한의 예술활동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네요. 춤, 노래, 심지어 마술까지 현란한 무대가 이어졌습니다.
공연자: 이제 더 집중해보시기 바랍니다. 1초만에 옷이 바뀌는 마술쇼. 함박눈이 퐁퐁 내리는 눈의 계절, 흰색 옷을 바뀌었습니다. 북한에선 박수를 안 치면 총살을 당합니다. 오늘 실수가 좀 있었지만 고영환 원장님이 이 공연을 꼭 해달라고 해서 준비했습니다. 장군님이 부탁하는데 어떻게 안 할 수 있었겠습니까? (웃음) 열렬하게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아 박수를 쳐 주셔야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국립통일교육원, 그 앞마당에서 시민들은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야외 공연을 관람했는데요. 하지만 이날 가장 열기가 뜨거웠던 행사는 공연 후에 진행된 ‘어린이 통합 골든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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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참가자 여러분 모두 파이팅!
아이들: 모두 파이팅!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 약 50여 명이 참석해서 북한이나 통일을 주제로 한 문제를 맞추는 행사였는데요. 참가자 전원은 혼자서 품에 안을 정도의 개인 칠판에다가 진행자가 출제하는 문제의 답을 쓰고요. 진행자의 지시에 따라 칠판을 머리 위로 높이 올려 보여주는 방식인데, 이때 오답을 적은 사람은 탈락하게 됩니다. 이렇게 끝까지 살아남는 최후의 1인이 승자가 되는 것이죠.
진행자: 제13회 통일교육주간 어린이 골든벨, 그 첫 번째 문제를 드리겠습니다. 정답판을 들어주세요. 판문점은 남과 북이 공동으로 경비하는 공동경비구역을 대중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맞으면 O, 틀리면 X.
이렇게 퀴즈를 맞추면 탄성을 지르고 틀린 친구들은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었는데요. 참가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강채은: 평소에 몰랐던 북한 지리나 문화에 대해서 퀴즈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어요. 앞으로도 남북한의 관계가 잘 되어서 쭉 좋은 관계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김윤성: 북한 친구들의 말투가 재밌거든요. 앞으로도 북한 말을 이해하고, 북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공부를 좀 더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박윤: 당연히 통일이 됐으면 좋겠어요. 북한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싶고요. 통일이 된다면 이산가족들도 만나고, 한국도 경제적으로 더 좋은 나라가 될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행사에 참여한 부모님 생각은 어떨까요?

학부모: 요즘 아이들은 우리 세대랑 다르잖아요. 저는 학교다닐 때 통일교육도 받고 반공교육도 받았지만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통일에 대해 자기 주관을 갖고 생각할 수 있게 교육받더라고요. 한번이라도 통일에 대해서 생각해봤을까 싶어서 애한테 물어봤더니 “당연히 같은 민족인데 통일해야지”라고 하는 거예요. 북한에 대해 배웠는지 거긴 광물도 많다면서… (웃음)
더러 1등을 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어린이들도 많이 보였는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국립통일교육원 잔디마당엔 어린이들이 즐겨할 만한 북한 문화 프로그램이 많으니까요.
국립통일교육원의 마스코트이자 통일을 뜻하는 인형 유니와 애드를 색 찰흙으로 만들어보기도 하고요.
자원봉사자: 손바닥으로 딱딱 쳐서 테두리 부분을 밀착시켜 잡아주면 너무 예뻐요. 눈, 코, 입이 많아서 어렵지 잘 안 돼? 그럼 이렇게 해봐!
(현장음) 정답! 박수! 또 맞췄어. 퀴즈 맞추고 선물 받아가세요.
자원봉사자: 저희는 통일부 자료관리팀인데요. 저희는 ‘북한정보포털’이란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북한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하시거든요. 여기선 군사, 경제, 각종 문화를 알아볼 수 있고요. 자료를 검색하는 법을 퀴즈로 만들어서 여기 시민들과 함께 즐기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통일을 바라는 젊은이들은 줄어든다고 하지만 여전히 북한 친구들을 만나고 싶고 북한의 음식과 북한의 놀이를 웃으면서 함께 즐기고 싶다고 말하는 어린이들은 조금씩 새롭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아이들은 어떤 한반도의 미래를 만들어가게 될까요? <여기는 서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