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알아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이승재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RFA 기자 이승재입니다.
진행자: 한국에선 지난 3일 열린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9.42% 득표율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 8% 이상 앞서며 21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탄핵 정국 끝에 3년 만에 이뤄진 정권 교체인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정권 교체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까?
이재명 대통령 당선, 정권 교체의 의미
이승재 기자: 한국의 정치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선거 유세기간 내내, 작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린 비상계엄으로 인해 불안해진 민심,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측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주장해왔고 그동안 내란 종식, 그에 대한 심판을 강조해 왔습니다. 반대로 보수 진영의 김문수 후보는 41.15%의 득표율로, 핵심 보수층의 결집에는 성공했지만 중도층, 무당층의 결합은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정권 교체로 정치권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는데요. 현재 한국의 국회 의석수는 총 300석, 더불어민주당이 가진 의석수는 그중 161석입니다. 이 상황이 2028년 5월까지 유지될 텐데요. 현재도 여당의 의석수가 50%를 넘어 행정권과 입법권을 장악했다고 봐도 되는 상태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우선으로 내세운 것은 내란의 극복, 민생의 행복 그리고 한반도 위험의 최소화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국민 통합을 원하고 있거든요. 분열된 민심부터 경제, 외교, 북한 문제까지 앞으로 이재명 정부가 어떻게 풀어갈 지 국민의 관심이 큰 상태입니다. 특히 대북 정책과 관련해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RFA와의 전화통화에서 새 정부가 집권하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요즘, 모든 한국 국민이 바라는 건 더 이상의 편 가르기 없이 분열된 민심을 통합하고 민생부터 챙기는 일일 겁니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이재명 새 대통령에게 어떤 것들을 바라고 있을까요?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이승재 기자: 많은 득표수를 얻은 만큼 축하하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끝까지 일하는 대통령으로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잘 해주세요. 더 좋은 나라에 살기를 바랍니다”, “어차피 된 거 제발 잘 하길 바란다. 대한민국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북한과 중국, 미국 등 강하게 나갈 땐 강하게 나가길” 이런 댓글들이 있었는데요.
반면 이재명 대통령에겐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에 받고 있던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형사재판이 5개나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상당수의 시민들이 곧 이 재판들이 중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댓글도 있었습니다. “방송사(출구) 조사 결과 이재명의 재판은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63%, 현직 대통령은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에 따라 중단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26%다. 대통령 답게 헌법 질서를 지키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소망한다” 또 어떤 분은 “일단 국민의 선택임을 존중한다. 당선 결과에 따라 누가 됐든 협조하고 공조하는 게 맞다. 다만 국민의 절반은 아직 반대 의견이 있다는 걸 새 정부도 인지하고 일방적인 소통을 하지 말고 협치되는 나라로 가는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 독단적인 길을 걸으면 아는 것과 같이 ‘탄핵’이라는 수단이 있음을 알린다. 아직 50%나 되는 반대의 국민들이 있음을 잘 알고 임기 동안 업무를 수행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조언도 있었습니다.
달라질 대북정책, 탈북민들의 기대와 우려
진행자: 네. 전부 귀담아 들어야 할 국민의 목소리죠.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선서 행사에서 “북한과의 소통 창구를 열고 대화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도 앞으로의 남북 관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 같은데요. 탈북민들은 달라질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승재 기자: 네. 탈북민 농업 전문가 조현 씨는 새 정부에 대해서 “진보 성향의 정부가 들어설 테니 북한과의 다양한 협력 정책이 기대된다”고 전했는데요. 다만 “일방적인 퍼주기식의 다소 비굴해 보일 수 있는 대북정책이 우려된다”면서 “남북 교류를 함에 있어서 안보와 평화의 균형을 맞추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도 바뀌는데 북한 인권과 탈북민들의 바람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제도화 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정부가 이산 가족의 교류문제까지 꼭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탈북민 30대 주부 이정현 씨는 “보수 성향 정부의 경우 일자리면에서 탈북민들이 꽤 혜택을 받았다. 여러 공공기관에서도 탈북민 전문가들(군인, 교사, 박사)의 채용이 자주 진행됐고 한국 정부가 탈북민의 장점을 잘 활용했다고 보는데 혹 새 정부가 들어서면 탈북민의 일자리가 줄고 사회 정착에 어려움이 생길까봐 솔직히 염려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진보 성향의 정부는 남북 대화를 여는 데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은 민간이 하긴 어렵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잘 활용해서 새 정부가 북한과의 접촉을 늘려준다면 오히려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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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입력하면 ‘동지’로?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의 스마트폰, 타치폰에 한국식 표현을 입력하면 북한식 표현으로 자동 수정된다고 합니다. 대체 어떤 말들이 있을까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이승재 기자: 영국 BBC방송은 지난달 31일, 북한 정권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주민들이 접하는 정보를 검열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BBC에 따르면 북한에서 반출된 스마트폰의 대화 화면에 한국어로 ‘오빠’라고 입력하자 “친형제나 친척 간인 경우에만 쓸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 문구와 함께 자동으로 ‘동지’라고 바뀌고 또 ‘남한’을 입력하자 ‘괴뢰지역’으로 자동 수정됐습니다. 이 스마트폰은 5분마다 자동으로 화면이 캡처되는데 사용자는 이를 알 수도 없으며 북한 당국만 볼 수 있게 되어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미 2023년에 북한 당국이 한국식 말투나 억양 사용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에 국가에서 지정한 괴뢰말투제거용 프로그램 설치를 의무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그 실체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거죠. ‘오빠, 남한’ 외에 또 한국의 어떤 말들을 쓰면 수정이 되는 겁니까?
이승재 기자: 한국 드라마나 영화, 노래 등으로 북한 사회에 영향을 끼친 한국의 유행어들이 그 대상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남친(남자친구)’, ‘쪽팔린다(창피하다)’, ‘화이팅(힘내)’ 등을 단속했다고 하고요. 이후 2023년 초 북한은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했는데 이때도 ‘오빠’, ‘님’ 같은 표현을 “박멸해야 할 괴뢰말 찌꺼기”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지배인 동지’ 대신 ‘지배인님’이라고 부르는 호칭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오빠’, ‘자기야’, ‘쪽팔려’, ‘화이팅’ 같은 한국의 표현을 치면 바로 차단됐습니다. 탈북민들은 2023년부터 이미 북한 손전화에 괴뢰말투제거용 프로그램이 깔려 있었다고 하는데요. 많은 한국말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차단됨과 동시에 북한 주민들은 문자 입력과 화면 활동을 은밀히 감시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한 말투 유포로 사형? 북 당국의 위기의식 반영
진행자: 최근 한국 법무부가 발간한 북한 형법 주석에서도 남한 말투를 비롯해 북한 내 반사회주의 문화 단속이 크게 강화된 걸 알 수 있다고요?
이승재 기자: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한국 법무부는 북한의 개정 형법 조문 329개를 전부 분석한 ‘북한 형법 주석’을 발간했는데요. 주석을 보면 당국은 장마당 세대에 한류 문화가 퍼지면서 체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통제와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형법을 개정해 사형 죄목을 확대하고, 반사회주의 문화 유입 차단을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2023년 개정된 북한 형법상 사형이 가능한 죄목은 기존 11개에서 16개로 늘었습니다.
2023년 RFA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평양문화어보호법은 ‘괴뢰말투로 말하거나 글을 쓰거나 괴뢰말투로 된 통보문, 전자우편을 주고 받거나 괴뢰서체로 표기된 인쇄물, 녹화물, 편집물, 그림, 사진, 족자 등을 만든 자는 6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나와있습니다. 또 괴뢰말투를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주거나 유포한 경우에도 최대 사형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말투 하나 때문에 사형에 처할 정도로 북한 사회에 미치는 한국 문화의 파급력이 얼마나 큰 지, 그래서 당국이 얼마나 위기의식을 크게 느끼고 있는 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진행자: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이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