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북한 인터넷 접속 장애...내부적으론 별 일 아냐

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알아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이승재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RFA 기자 이승재입니다.

진행자: 최근 러시아가 북한에 자폭 드론 제조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군 정보수장이 밝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이승재 기자: 지난 9일 미국 군사매체 더 워존(TWZ)에 따르면,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은 지난 7일 TWZ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 영토에서 ‘가르피야’와 ‘게란’ 유형의 드론 생산 능력을 구축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부다노우 총국장은 “이는 분명히 남북한 간 역내 군사적 균형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가르피야와 게란의 위력

진행자: 남한과 북한 사이 군사적 균형에 변화를 가져올 정도라면 어느 정도 위력을 가진 드론인 겁니까?

이승재 기자: ‘가르피야’와 ‘게란’이라는 드론의 유형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린다면 ‘가르피야’는 러시아가 중국산 엔진과 부품으로 생산하는 공격용 드론이고요. ‘게란’은 이란제 샤헤드-136드론의 러시아 버전입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부터 이란에서 샤헤드-136을 들여와서 대거 공습에 활용했는데요. 지금은 이 드론을 ‘게란’이라는 이름으로 러시아 내에서 자체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군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가 드론생산을 매달 2000개에서 5000개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하고요. 북한도 러시아 무기의 생산기지를 자처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상당수 생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해 11월 자폭 드론 성능 시험을 지도하면서 드론 생산 체계를 신속히 구축해 대량생산에 들어갈 것을 주문한 바 있는데요.

가르피야나 게란의 위력은 한국에 심각한 위협이 될 정도인 것으로 보입니다. 더 워존은 “북한이 샤헤드 무인기를 보유하면 남한 어느 곳이든 대규모로 타격할 수 있다”며 “남한의 방공망을 무력화한 뒤 다른 무기 공격까지 가능해 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2025년 3월,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이 공개한 사진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자폭 드론이 활주로에 놓인 모습이 담겨 있다.
2025년 3월,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이 공개한 사진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자폭 드론이 활주로에 놓인 모습이 담겨 있다. 2025년 3월,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이 공개한 사진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자폭 드론이 활주로에 놓인 모습이 담겨 있다. (Reuters)

드론으로 달라진 북한 군사력

진행자: 북한이 이 드론을 갖게 되면 남한 내 어디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긴데요. 실제로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승재 기자: 전문가들은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 드론이 남한 내 굉장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대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군사전문가이자 전 통일연구원장 김태우 박사는 “이번 사건은 안보전문가들이 늘 고민하며 제기해왔던 문제”라며 “이는 한국 정부에 큰 과제를 안겼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박사는 “드론이 게임체인저로 부상해 수천 달러짜리 드론이 수억 달러짜리의 폭격기를 무너뜨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실패했을 때 인명피해가 없고 정치적 부담도 적어 가성비와 효율성이 큰 무기가 됐다”면서 “대한민국의 공군, 해군기지나 방위산업 등이 다 노출되어 있으므로 위기의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는데요. 김 박사는 “당연히 방어를 해야겠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방어보다도 북한의 이 능력을 억제하는데 전략적 중심을 두는 게 가장 현명한 처사이며, 그것이 응징능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소식에 가장 불안해진 건 한국 국민인데요. 인터넷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승재 기자: 네. 인터넷 상에는 주로 두 가지 유형의 댓글이 가장 많은데요. 첫 번째는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군사 능력에 대해 놀라는 한편, 한국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국 한반도까지 나비효과? 곧 한반도도 우크라이나될 듯”, " 아무리 북한이 미워도 싸우면 서로가 전멸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움이란 단어가 나오지 않게 하는게 최선의 안보와 방어다“, “드론전쟁 시대가 열렸다. 우리도 드론부대 증설하고 전장병 드론교육 실시해야 한다” 이런 의견이 있고요.

두 번째는 국민을 나몰라라한 채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 북한 정권에 대한 비난인데요. “국민은 굶어 죽어가고 있고 김정은은 전쟁 준비만 하고. 어리석은 자여, 국민이 있고 국가가 존재한다”, “한번이라도 어디든 때려봐라.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전쟁에서 피 한번 흘려보고 싶나? 전쟁만 꿈꾸는 나쁜 집단인듯 하네”, “북한이 우릴 공격한다면 우린 가만히 앉아서 맞고만 있을까? 우리 군과 미군의 가공할 화력으로 평양도 초토화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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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최고 엘리트로 꼽히는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컴퓨터 실습실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2010년 8월)
북한에서 최고 엘리트로 꼽히는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컴퓨터 실습실에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2010년 8월) (문성희 박사)

북한 인터넷 접속 장애...내부적으론 별 일 아냐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7일, 북한에서 대규모 인터넷 접속 장애를 겪다가 반나절 만에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죠.

이승재 기자: 영국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지난 7일 북한의 인터넷 장애가 모든 접속 경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영국 내 북한 인터넷 모니터링 분석가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로 인해 실제 북한 노동신문을 비롯한 주요 매체,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 등이 6일 오전 접속되지 않았으며, 당일 오후부터 접속이 재개된 뒤 8일에도 정상 접속이 가능했습니다. 원인은 사이버 공격보다는 내부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내부 문제라면 외부의 사이버 공격은 아니라는 말이죠?

이승재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 내 홈페이지가 무더기로 접속이 안 되어서 국제사회에서 큰 이슈가 됐는데요. 영국 내 사이버 분석가인 주나데 알리는 “북한의 전체 인터넷망이 모니터링 시스템에 ‘작동(Activity)’으로 나타나지 않는 상태”라면서 “의도적으로 북한이 인터넷 망을 차단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외부 공격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도 장비결함이나 정전으로 인한 접속 장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들어오는 모든 접속 경로도 차단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과거에도 북한은 인터넷 접속에 문제가 생긴 적이 있었는데요. 2022년 1월 북한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인터넷망이 6시간 동안 마비돼 정부 공식 사이트와 주요 기관 사이트 등 대부분 접속 문제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당시엔 북한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의 결과일 가능성이 제기됐었는데요.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른 거죠. 이번 인터넷 접속 불가 문제는 반나절 만에 복구가 되긴 했거든요. IT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한 RFA의 손혜민 기자는 “접속 장애가 일어난 시간이 밤이었음을 감안할 때 아마도 고장 등의 문제로 정비부서의 정비가 진행됐을 것”이라며 “북한의 평소 분위기로 봤을 때 위아래간 소통이 없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일부 하위기관들은 대처를 못 했을 수 있으나, 어쩌면 북한 내부에선 별 일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이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