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알아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이승재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RFA 기자 이승재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러시아에 공병과 노동자 등 추가 인력 6,000명을 파견하기로 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유엔 결의 위반”이라며 “불법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으며, 미국 국무부 역시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이승재 기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지난 17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뒤 러시아 매체 기자들에게 지뢰를 제거하기 위한 공병 병력 1천명과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파괴된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한 2개 여단 규모 군사 건설 인력 5천명 등 총 6천명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쇼이구 서기는 안보 문제 논의가 이번 방북의 주목적이었으며 양측이 러시아·북한 간 병력 교류, 특히 쿠르스크 내 상호작용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쇼이구 방문으로 북한이 얻는 것
진행자: 쇼이구 서기가 북한을 방문한 게 지난 3개월 동안 세 차례나 되는데요. 그만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한과 러시아 관계는 급진전되고 있고, 군사적 기술 지원 등을 통해 북한도 달라지고 있죠. 이번 쇼이구 서기의 방문으로 북한에는 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이승재 기자: 네. 상당수 전문가들이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가 북한을 내칠 거라고 예상했는데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해도, 양국 관계는 반대로 더욱 돈독해지고 있습니다. 교수 출신 탈북민 김현아 박사는 “북러 협력은 당분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박사는 “현재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 전 세계에서 고립화 되어가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선 북한의 인력이 간절한 상황인 데다, 북한 입장에선 지금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무기가 러시아식”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노어 교육을 한 학년에 한두 학급이라도 운영해서 가르치는 이유는 무기 관련 자료나 설명을 이해시키기 위함인데, 인력으로라도 대가를 치르고 러시아에서 무기 및 핵 기술을 전수해 오는 것이 북한 입장에선 가장 좋은 해결법”이라고 전했습니다.
김 박사는 “앞으로 북한의 무기 기술은 더욱 발전하겠지만, 이 협력이 민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이나 변화를 주는 것은 전혀 없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김 박사는 “주민들은 원래 외국에서 어떤 원조가 얼마나 들어오는 지 알 수도 없고 다만 배급이 나올 때 곡물이 담긴 포대에 러시아 글자가 있으면 ‘러시아에서 왔나 보다’라고 생각할 뿐인데 김정은 정권이 이번 원조에 북한 주민을 위한 식량을 포함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러시아 파병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
진행자: 그런데 북한이 쇼이구 서기의 방북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추가 파병 결정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았다고요? 이유가 뭘까요?
이승재 기자: 네. 맞습니다. 쇼이구 서기가 발표한 6천여 명 파병에 대해서 정작 북한 정부는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노동신문은 이번 쇼이구 서기의 방북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를 제외한 채 “양국 지도부의 완전한 견해 일치가 이뤄졌다. 러시아 정책을 무조건 지지하며 앞으로 조로간 조약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만 보도했습니다.
RFA 안창규 기자는 북한 정부가 이번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우선 “주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지도부끼리 결정해서 집행하는 것은 북한의 보편적인 통치 방식”이라고 전했고요.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4월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쿠르스크 파병으로 인한 북한군 사상자는 사망 600여 명을 포함해 총 4700명 정도인데요.

안 기자는 “지난 러시아 파병 때도 북한 주민들이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며 “북한 주민 상당수가 ‘우리의 주적은 미국인데 왜 우크라이나에 파병을 해야 했으며 괴뢰라는 말은 한국이나 일본에게만 붙여왔는데 왜 우크라이나가 괴뢰가 되는가’ 이 문제로 혼란스러워 하는 주민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정부의 입장에선 지금 공개해 봐야 민심의 동요를 피할 수 없고 여론이 복잡해질 테니 아마도 첫 파병 때처럼 초반엔 모른 척 부인하다가 시간을 두고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9일, 조선중앙통신은 전국적으로 모내기를 잘 마쳤다고 보도했는데요. 모내기가 마무리 되자마자 밀 수확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예년에 없는 풍작이라던 지난해보다 밀 수확량이 늘었다고 벌써부터 보도가 되고 있는데 사실일까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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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없는 밀 풍작’은 거짓
이승재 기자: 조선중앙통신은 “농업부문 일군(간부)들과 근로자들, 지원자들의 노력에 의해 전국적으로 기본 면적의 벼모내기가 결속(마무리)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에는 6월 5일 모내기를 마쳤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올해 봄에는 많은 비와 폭설, 기온 변동까지 심해 모내기가 좀 늦어지면서 지난해보다 4∼5일 늦게 마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밀가을을 최적기에 와다닥 끝내기 위한 작전을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18일에는 “지난해보다 훨씬 늘어난 밀과 보리 포전들에서 높은 수확고를 예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작년 이맘때에도 정주시에서 2023년보다 정보당(3000평) 1톤 이상의 밀을 더 수확할 것이라며 ‘예년에 없는 밀풍작’이라고 성과를 과시했죠. 일단 올해 밀농사가 잘 된 건 맞는 겁니까?
이승재 기자: 정반대입니다. 북한 출신 농업 전문가 조현 씨는 “올해 밀 농사가 잘 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한국도 올해 성과가 좋지 못했는데 이는 지난 겨울 한반도 날씨가 추웠기 때문”이랍니다. 조 씨는 “더군다나 밀은 10월말~11월에 파종해야 하는데 작년 이 시기 북한에선 결산분배부터 먼저 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밀 파종에 인력이 충분히 투입되지 못했다”며 “이런 이유로 가지치기가 늦어져서 작년보다 단위당 생산량이 하락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밀은 가을과 봄에 두 번 파종하는데 가을 파종 면적이 훨씬 많고 봄 파종의 경우 6월 15일 최근부터 수확을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 생산량을 알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1정보당 5톤 이상, 북한은 1정보당 3톤 이상 수확해야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데 북한은 올해 2~2.5톤 수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습니다. 조 씨는 다만 북한이 해마다 밀 파종 면적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밀 생산량의 증가는 사실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021년에 김정은 위원장이 주식을 밀과 쌀로 바꾸겠다고 했을 때 밀의 파종면적이 1.9%였고요. 현재 20%까지 증가한 상황으로, 단위당 생산량은 좋지 못하지만 전체는 늘어났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김정은 공언 대로 주민들 주식은 밀과 쌀로 바뀌었을까?
진행자: 그렇군요. 김정은 총비서가 주식을 밀과 쌀로 바꾸겠다고 공언한 이후 지난 몇 년간 밀 재배 면적이 18% 이상 확대되었다는 건데요. 김정은 총비서가 말한 대로 주민들의 주식이 밀가루로 바뀌고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승재 기자: 네. 조현 씨는 “현재 주식이 강냉이에서 밀로 바뀌고 있는 과정”이라고 전했는데요. “아직도 주식은 강냉이이지만 밀가루 수요가 높아졌고 주민들이 밀가루로 생산하는 요리의 종류가 다양한 국수, 빵 등 전보다 다양해지고 보편화 됐다”는 겁니다. 다만 조 씨는 그게 꼭 북한의 밀 농사 때문은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조금씩 국경이 열리면서 중국과 러시아에서 밀가루를 들여오고 이게 장마당에 풀리면서 순식간에 소비되는 상황이라는데요. 조 씨는 “현재 밀 가격이 중국산은 kg당 북한 돈 12000~13000원(약 0.45달러), 러시아 산은 그보다 1000원 정도 비싸게 거래되지만, 이렇게 소비가 빠르게 순환되는 것은 주민들의 식생활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북한 당국이 이를 유념하고 꾸준히 수입하는 것이 주민들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이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