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부산 APEC, 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의 가장 중요한 일정인, APEC 정상회담이 18일 개막됐습니다. APEC 21개 회원국의 정상과 대표들은, 벡스코 즉 부산전시컨벤션 센터에 모여 ‘무역 자유화의 진전’이라는 의제 하에, 경제통상분야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해운대 역 부근에서는 APEC 정상들에게 북한 인권문제를 환기시키는 행사와, 대규모 반APEC 시위 가 있었습니다. 1차 정상회의가 열린 벡스코 현지에 나가 있는 이진희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진희 기자, 우선 오늘 열린 정상회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1차 정상회의는 한국시간으로 18일 2시부터 4시까지 벡스코에서 진행됐습니다. 1차 회의에서 APEC 21개국 정상들은 ‘경제통상분야’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반기문 남한 외교통상부 장관은 정상회의 후 기자 브리핑에서, 정상들은 우선 WTO DDA, 즉 세계무역기구 도하개발의제에 관한 협상을 내년 말까지 타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도하개발의제란,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 4차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에서 결정된 새로운 다자무역협상을 의미합니다.
반기문: 금일회의에서는 APEC 정상들은 각료들이 건의한, WTO DDA협상 관련 정상 특별성명을 채택키로 합의. 성명 내일 2차 회의에서 채택되는 부산 정상선언문과 함께 공식 발표될 예정... 각국 정상들은 DDA 협상이 2006년 말까지 성공적으로 타결되야 한다는 데 의견 같이 했다.
APEC정상들은 또 무역자유화의 의지를 담은 보고르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중기적인 계획인 부산 로드맵을 환영했다고 반 장관은 밝혔습니다. 보고르 목표란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 까지,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를 이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APEC 정상들은 이 밖에, 지역무역협정과 자유무역협정이 다자무역과 보고르 목표를 도와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특히 무역투자 자유화와 함께 국가 간 사회경제적 격차 해소 문제를 위한 기술 경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대표들이 모여, 벡스코 주변 경계가 삼엄했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벡스코 출입 검색은 어제 보다 한 층 더 강화됐습니다. 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출입문 밖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기자와 관계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벡스코와 주변 숙소에는 일반인보다 경찰이 더 많을 정도로 경계태세가 강화됐습니다. 해운대 주요도로가 차단되고, 벡스코와 주변 숙소 등을 잇는 셔틀 버스도 보안상 중단이 된 상태라 주변으로 이동하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회의가 열리는 동안 대규모의 반 APEC의 시위가 있었는데, 경찰과 마찰은 없었습니까?
이날 부산 수영구 일대에서 반 APEC 국민행동이 주최한 대규모 범국민대회가 있었습니다.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농민회, 민주노총, 재야단체 등 만 5천여명은, ‘쌀개방저지, APEC반대 전국농민대회’, ‘전국노동자대회’ 부문별 대회를 진행한 후, 수영 1호교와 3호교를 건너 정상회의가 열린 해운대 백스코를 향해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저지하는 경찰에 돌과 쇠파이프를 던지며 격렬히 항의했지만, 결국 해운대 진입에는 실패했습니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APEC정상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행사도 있었다구요?
네, 이날 정오경에 해운대 기차역 부근에서는 독일인 인권운동가인 노베르트 폴로첸 씨, 북핵저지시민연대, 두리하나선교회, 자유개척청년단 등의 대표들이 모여, 북한인권 문제개선과 대북원조의 분배투명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하는 행사를 벌였습니다. 참가자들은 특히, 남한정부와 중국 정부에 북한인권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19일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2차 정상회의가 한국시간으로 19일 오전에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열립니다. 2차 정상회의 의제는, ‘안전하고 투명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인데요, 테러방지 조치와 조류 독감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21개국 정상들은 2차 회의 후에 한국 전통의상인 두루마기를 입고 사진촬영을 하게됩니다. 이어 노무현 남한 대통령이 정상선언문을 발표하고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APEC 회의의 성과와 의의를 정리함으로써 APEC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됩니다.
이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