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의장 건강악화로 쿠바 미래 불투명
2006.08.02
중남미 공산국가인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건강 악화로 권력을 임시 이양했습니다. 미국은 카스트로 의장이 사망할 경우 쿠바의 체제 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달 31일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잠시 권력을 이양한다고 밝혔습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발표한 서한에서 과중한 공식 업무로 인해 장출혈이 생겼다며, 수술 후 몇 주 동안 휴식을 취하기 위해 동생에게 국가 평의회 의장직을 잠시 물려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발표가 있자 카스트로 의장이 이미 사망했거나 중병에 걸렸을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돌았습니다.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1959년 혁명을 통해 권좌에 오른 뒤 50년 가까이 집권해 왔는데, 그동안 잠시라도 권력을 이양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카스트로 의장은 임시 권력이양을 발표한지 하루만인 지난 1일 장출혈 수술이후 건강상태가 안정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발표 역시 카스트로 의장이 직접 하지 않고, TV 방송관계자가 성명을 대독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카스트로 의장이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더라도 곧 80세를 맞는 고령인만큼, 후계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현재 권력을 임시 이양 받은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도 이미 75세의 고령인데다, 카스트로 의장만큼 강력한 지도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카스트로 의장이 사망할 경우 쿠바의 체제 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무부의 숀 맥코맥 대변인은 1일 정례 기자 설명회에서 미국은 쿠바의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1961년 쿠바를 사회주의 국가로 선포한 이후 미국과 적대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미국은 쿠바와 소련이 동맹관계를 맺은 뒤 지금까지 쿠바와 교역을 중단해 왔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