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완 기자가 전합니다.
통일부 대변인 발표: 금일 오전 5시 경 금강산 관광객 1명이 장전항 북측구역내 기생바위와 해수욕장 중간 지점입니다...
11일 새벽 4시 30분경 북한의 금강산 인근에서 50대 관광객 박왕자 씨가 해수욕장 부근 군사보호 시설구역에서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남한의 통일부가 11일 오후 4시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밝혔습니다.
박 씨는 11일 새벽 홀로 산책을 하던 중 해금강 해수욕장을 거닐다 군사보호 지역으로 넘어섰다가 장전항 북측 구역내 기생바위와 해수욕장 중간지점에서 북측 초병으로부터 2발의 총격을 받고 새벽 5시쯤 숨진 것으로 통일부는 전했습니다.
통일부는 이 같은 사건 내용을 11일 오전 11시 20분쯤 현대아산측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 당국은 박 씨가 철조망을 넘어와 초병이 수차례 정지 명령을 내렸는데 도망을 가자 경고사격을 가한 뒤 발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현대 아산측은 전했습니다.
북한은 이 같은 사실을 11일 오전 9시 20분께 현대아산에 통보했으며 이후 박 씨의 시신은 오후 1시쯤 남한 출입국사무소를 통해 속초로 넘어와 속초 병원에 안치됐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의 말입니다.
현대아산 관계자: 북측의 주장에 따르면 여러 차례 정지 명령을 했는데도 한 1킬로 정도를 도주했다고 하고 그리고 한발 정도 경고 사격을 했는데도 응하지 않아서 사격을 그냥 했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남한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직 북한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12일부터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으며,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합당한 상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남한 정부는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이 진상조사와 향후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소식을 들은 남한 시민들은 대부분 사건의 경위를 떠나 일반 관광객이 북한군 총에 맞아 숨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 너무나 어쩌구니 없는 충격적인 소식인데,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그렇습니다. 참 안타깝고, 좀 그야 말로 비극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쪽 북쪽에서도 일단 기본적으로 최대한 확인절차 가진 다음에 그 다음에 대처해도 되는데 그걸 했다는 것은 어떤 의도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가지고 사이가 별로 좋지 않습니까. 그런 문제와 다 결부돼 있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이 드는데요.
- 정확한 것은 사건 경위가 나와 봐야 알 것 같고. 일단은 정치적으로는 남북관게가 더 경색될 것 같고..
- 그냥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고. 이것 밖에 없습니다.
한편 남한의 정치권은 이번 피격 사망과 관련하여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즉각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관광객 피격 소식을 접한 뒤 11일 오후 대변인 브리핑에서 유가족들에게 깊은 유감의 뜻을 전했으며 정부가 면밀한 조사와 검증을 통해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야당인 민주당은 아무리 군사보호구역을 넘어갔다 하더라도 새벽에 산책 중인 민간인 여성 관광객에 총격을 가한 것은 명백히 과잉대응이라며 정부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적극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금강산에서는 공식적으로는 1999년도에 남한 관광객 민영미가 북한 안내원에게 귀순을 권유했다는 이유로 11일 동안 억류됐다가 풀려난 이후 이번에 피격 사망 사건이 발생하게 됐습니다.
사건이 터진 금강산 해수욕장은 사건 발생 전날인 10일 개장했으며 남한 관광객들은 현지에 있는 호텔이나 야영장에서 텐트를 치고 해수욕장을 이용하고 있고 텐트에 있는 야영객은 밤 10시 정도까지만 산책이 허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