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통일부 ‘탈북자’ 대신 ‘새터민’

남한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을 ‘탈북자’가 아닌 ‘새터민’으로 부르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전수일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이 소식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전수일: 지난 10년 동안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들어간 탈북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 탈북자들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인식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이라는 극도로 폐쇄적인 사회에서 어렵게 살다가 북한을 탈출해 중국 등 제 3국에서 몇 해 동안 숨어 지내다가 천신만고 끝에 남한이라는 자유 경쟁 사회에 들어가는데 성공한 사람들이지만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에는 장애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남한 입국 탈북자들이 정착하는데 부딪치는 문제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적지 않은 탈북자들이 ‘탈북자’ 라는 표현 자체가 남한 내 일반 사람들과는 차별하는 듯한 부정적인 어감을 준다는 거부감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따라 남한 통일부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탈북자라는 용어를 다른 말로 대체하기 위해 각계의 여론 수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작년 말 전국 성인 남녀 천5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사응답자들의 53퍼센트가 ‘새터민’이란 표현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이향민‘ 이란 말도 많은 사람이 제안했었다고 하죠?

전: 네, 그렇습니다. ‘이향민’ 역시 응답자 40퍼센트 가량이 내세웠다고 합니다. ‘이향민’ 이외에도 ‘자유민’ ‘이주민’ ‘하나민’ 등의 대체용어 제안이 있었다고 합니다. 새터민이란 말은 물론 새로운 터전에서 삶의 희망을 갖고 사는 사람이라는 뜻의 순수한 한국말에서 착안 됐다고 합니다. 이제 새터민이라는 표현은 올 상반기쯤에 전자 국어사전에 정식으로 등재된다고 합니다.

새 탈북자 명칭 변경 확정에 대해, “용어만 바뀌면 뭣 하냐, 실제 입국 탈북자들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나 지원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 그런 반응도 나왔다고 하는데요.

전: 그렇습니다. 연합뉴스는 한 연구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새터민이라는 새 용어 자체의 의미보다는 탈북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남한 국민들의 편견이 먼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1990년에 탈북해 남한에 입국한 한 사람은 명칭이 바뀐다고 해서 탈북자들의 명예가 바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남한 정부는 탈북자 명칭의 대체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추가 대책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15년 전에 남한에 정착한 자신은 ‘새터민’으로 불리는 것 보다는 오히려 ‘이북5도민’으로 불리면서 일반 남한 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 더 좋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