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수해 방지 대책

워싱턴-이진희

북한의 수해를 계기로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어떤 식으로 피해 규모를 줄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관심사입니다.

이번에 북한 수해상황을 보면 집중호우로 대동강물이 넘쳐서 평양 거리가 물바다가 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우선 한반도와 인접한 일본의 경우부터 살펴볼까요.

네, 일본은 해마다 10개 이상의 태풍이 지나가고, 하루에도 500밀리미터 이상의 집중호우가 수시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도심 등 주요 지점에 일명 슈퍼제방이라고 불리는 첨단 제방 체제를 도입했습니다. 보통 제 방보다 2-3배 두꺼운데, 강물의 범람에 대비한 것입니다. 단순히 제방을 높이 쌓아 범람을 막는 게 아니라, 일정부분 자연스럽게 범람을 시킨다는 개념입니다.

강물이 범람하더라도 완만한 경사를 타고 넘기 때문에 건물이 무너지는 등 치명적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홍수재해지도도 만들었는데요, 제방이 붕괴됐을 때 어떤 지역이 얼마만큼 깊이로 침수되는 지를 표시한 지돕니다. 침수 시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 지 대피장소와 대피로도 표시돼 있습니다. 각 가정에 무선 수신기를 부착해, 재해대책실에로부터 홍수 등 정보를 수시로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망지하기 위해 지하도 입구 등에 새 방수판을 설치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수해방지대책도 상당히 잘 된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하는데요?

그렇습니다. 지난 1953년 대홍수 시 1.800여명의 인명 피해를 입는 등 크고 작은 수해를 많이 겪은 네덜란드는 수해 방제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델타 프로젝트라는 수애방지 프로그램을 통해 4개의 대형 댐이 건설됐고, 댐 뒤쪽에도 작은 댐 들을 여러 개 건설했습니다.

델타 프로젝트는 땅의 높이가 해수면보다 낮은 남서부 일대를 보호하기 위한 사업으로 2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델타 프로젝트로 건설된 댐 덕분에 해안선의 길이가 약 70킬로미터 감소했고, 자연 저수지가 형성돼, 홍수를 막는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네덜란드는 또 기상과 지질 변화 예측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추세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2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최악의 수해를 겪은 미국의 관리들이 네덜란드의 수해방지 대책을 배우기 위해 방문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금방 미국의 카트리나 피해를 말씀하셨는데요, 지난 2005년 미국 뉴올리언즈 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도시의 80%가 잠겨, 1,500여명의 사망하고 수 십 만 명의 수재민을 낳았던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 중 하나였는데, 어떻게 극복했습니까?

네, 미국 정부는 카트리나 이재민 수 십 만 명에게 음식과 임시 거처, 학교 등을 제공하기 위해 역사상 최대의 이재민 대책에 착수했습니다. 카트리나 복구 예산으로 1,100억 달러가 책정됐습니다. 워낙 피해가 방대해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최초 상황 대처에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도 물론 있었습니다만, 2년이 지난 현재 뉴올리언즈는 활기를 많이 되찾았습니다. 관광객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카트리나 이후, 미국 정부는 허리케인 등으로 인한 홍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자연재해와 테러 등의 재난에 대비해, 재난 정보통신 관련 기기와 해결책 확보를 위한 전용 예산 9억 6천 800달러를 확보했습니다.

그렇다면 남한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남한도 과거 한강이 범람해 인근 아파트촌이 물난리를 겪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강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댐, 건물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축대, 파도에 의한 피해를 막는 방파제 등을 세워서 왠만한 홍수에 끄떡없이 대비하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기 전에 다목적 댐의 물을 내보내, 집중호우가 와도 댐 안에 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한에는 15개의 다목적 댐이 있으며, 수력발전 댐, 농업용수 댐, 저수지 등을 모두 합치면 1만8000여개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