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차관보 6자회담 현안 검토차 서울 경유
2005.09.11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가 12일 오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베이징 회담 하루 앞서 남한측과 주요 현안에 대해 미리 협의하기 위한 것입니다. 협의한 다음, 이튿날인 13일 힐 차관보 일행은 남한측 대표단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에 간다고 합니다.
남북 장관급 회담도 같은 날 열리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평양에서 열립니다. 힐 차관보가 서울에 가면 베이징 6자회담 뿐만 아니라 남북장관급 회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 6자회담에서 어떤 문제들이 주로 논의될 것인지 살펴보기로 하죠.
화요일 열리는 6자회담은 지난 8월 7일 일시적으로 휴회에 들어갔던 1단계 회담이 다시 계속되는 것입니다. 2단계 회담이라고 할 수 있겠죠. 1단계 회담에서는 참여국 대표단 모두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재확인 했고, 북한은 핵 무기개발계획을 폐기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은 이에 대해 북한에 상응하는 보상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밝혔구요.
보상조치는 어떤 것이었죠?
북한은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하는 대신 에너지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한 경제적 봉쇄를 철회하고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미국과 외교관계를 정상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측의 요구에 대해 나머지 5개국들은 그렇게 해주는데 원칙적으로 찬성했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북한의 핵포기 대 보상 이라는 큰 원칙을 합의문에 담으려 했습니다만, 그만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평화적 핵이용을 합의문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고 했을때 그것은 핵무기 생산용 핵개발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며 전력용으로 사용될 평화적인 핵 이용권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함경남도 신포지구에 기초공사를 끝내고 중단된 발전용 경수로 2기와 같은 원자력 발전소는 계속해서 개발할 수 있는 권리는 포기하지 않는 다는 것을 합의문에 명시하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미국측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북한이 과거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했던 영변 핵시설에서 폐연료봉을 빼내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공언을 했고 국제원자력기구 사찰요원들을 추방하고 핵비확산협정에서 임의로 탈퇴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1994년 북미 기본합의에 따라 모든 핵무기 개발을 동결하겠다고 하고서는 또 다른 무기급 핵물질인 우라늄을 농축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측은 미국과의 합의와 국제기구의 규정을 어긴 전력이 있기 때문에 평화적인 핵 개발을 하겠다는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거기다, 북한이 필요한 전력은 남한이 송전해 주겠다고 제의한 마당에 왜 전력용 핵발전소가 필요하냐는 것입니다.
결국 이 문제로 밀고 당기고 하다가 지난달 7일 협상을 일단 중단하고 각자 본국으로 돌아가 지도부에 보고 협의한 뒤에 다시 협상을 속개하자고 한 것입니다.
북한은 아직도 평화적인 핵이용권을 주장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이 무기용 뿐만 아니라 전력용인 평화적 핵 개발까지도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있으니 2단계 회담이 속개되더라도 협상이 쉽게 풀리겠습니까?
크리스 힐 차관보가 그저께 서울 출발에 앞서 한 말에 따르면 그야말로 ‘비관도 낙관도 안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회담에 임해서 북한측이 어떻게 나올지를 두고 봐야 하겠다는 얘기였습니다.
전수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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