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가 이란의 핵문제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길을 마련한 결의안이 24일 채택됐습니다.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국제원자력기구의 35개 이사국은 이란이 국제 핵 안전조치를 위반하고 있으며 우라늄 농축들의 핵개발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전수일기자와 알아봅니다.
이 결의안 자체로 이란의 핵문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는 것은 아니죠?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결의안은 한 마디로 이란이 핵문제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결의안입니다. 그렇지만 이 같은 결의안은 결국 유엔 안보리 회부에 근거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는 11월 열리는 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 이란 핵문제가 안보리에 정식 회부될 수 있는 수순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24일 결의안의 주요 내용은 무엇입니까?
크게 두 부분인데요, 앞부분에서는 이란이 핵무기비확산조약 당사국으로서의 의무와 준수사항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나머지 부분은 위반사항을 시정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으로 돼있습니다.
위반사항 지적에서는 우선, 이란이 핵물질 보유와 처리, 사용, 관련시설 등에 대해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국제원자력기구가 지난 2년 반 동안 사찰과 조사를 했지만 일부 의혹을 풀지 못하고 있다는 것, 또 이란은 원자력기구가 우라늄 변환을 포함한 농축 관련 활동을 전면 중지하라고 지난달 요구했지만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사실과, 또 국제 감시 강화를 골자로 하는 비확산조약의 추가의정서 비준 요구를 이란이 거부했다는 것 등입니다.
결국 이란의 핵프로그램은 평화적 목적이라고 이란은 주장하지만 그 같은 주장은 믿을수 없으므로 유엔안보리가 이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의안 나머지 부분에서는 이사회가 이란의 핵 활동 시정을 촉구했다고 하셨는데요?
그렇습니다. 이사회는 우선 이란이 핵프로그램에 대해 국제감시단이 완벽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활동을 전면 중단할 것과 핵무기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중수로 연구용 원자로의 건설계획을 재고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핵 활동 중단과 관련해 약속을 이행하고 협상탁자로 돌아오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을 발의한 나라는 EU 주요 국가들이죠?
그렇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3개국과 북아일랜드입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이란과 지난 수년간 핵프로그램 문제와 관련해 협상을 해왔었습니다. 미국은 이 협상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이란 핵 프로그램을 유엔안보리에 회부하자고 주장했었습니다.
이번 결의안 표결은 다수결로 채택됐습니다. 찬성 22표, 기권 12표 반대 1표였습니다. 당초 결의안 채택에 반대했던 중국과 러시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기권했고 인도는 막판에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미국측은 결의안 을 적극 지지했는데요.
그렇습니다. 결의안이 통과하자, 미국의 그레고리 슐티 대표는 이번 결의안은 원자력기구 이사회가 이란의 오랜 은닉과 기만의 전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사회는 이란의 핵활동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을 증대시키고 있는데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란은 핵활동 의혹을 해소하라고 촉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니콜라스 번즈 미국 국무부 차관은 미국은 이란 핵프로그램과 관련해 장기적이고 끈질긴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같은 전략은 지난주 베이징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밝히게 한, 국제적인 연대를 이란에 대해서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란의 외무장관은 결의안은 합법적인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서 이란은 계속해서 비핵확산조약이 허용하는 평화적인 핵에너지를 포함하는 핵 기술 개발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일 11월에 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 보고 후 유엔 안보리에 이문제가 회부되면 어떻게 됩니까?
안보리에서 가결되면 이란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 자체를 찬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대 이란 제재 여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수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