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첫 철수 Q/A]

최근 북한의 잇따른 강경 태도로 개성공단에 입주한 업체들이 생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8일 개성공단에서 처음으로 철수를 결정한 업체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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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개성공단이 본격 가동한 이후 일부 설비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한 경우는 있었지만, 폐업을 결정한 일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사태로 다른 업체들에 철수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노재완 기자와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노재완 기자, 안녕하세요?

노재완: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개성공단이 본격 가동되고 나서 처음으로 철수 기업이 나왔는데요. 철수 이유가 뭡니까?

노재완:

네, 개성공단에서 모피 의류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지난 2007년 아파트형 공장에 임대료 1억 여원을 내고 입주했는데요. 그 동안 100여명의 직원을 두고 가죽 모피를 제작했으나 지속적으로 영업 악화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올 들어 계속된 남북관계 악화로 주문 취소가 잇따르면서 채산성을 맞추는 데 한계를 느꼈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아산 유 씨의 장기 억류 사태로 현지 주재원들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도 철수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문제는 이번 사태로 다른 업체들에게 철수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노재완:

네. 제가 9일 오전 입주업체를 대표하는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문의를 해봤는데요. 아직은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현재로선 개성공단에 입주한 업체들의 연쇄 철수가 당장 현실화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이번에 철수를 결정한 업체는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기업인데요. 현재 개성공단에는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업체가 모두 32개가 있습니다.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업체들의 경우 임대 보증금을 반환하는 조건만 성사되면 큰 손실은 보지 않기 때문에 철수를 하더라도 현지에 직접 공장을 세운 일반 입주기업들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손해가 작습니다.

진행자:

결국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11일 남북 당국간 회담에서 북한이 어떤 조건을 내놓느냐에 따라 사업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 같은데요.

노재완:

네, 그렇습니다. 11일 개성에서 열리는 남북 실무회담 결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인데요. 만약 북한이 임금과 토지사용료 등에서 남측 기업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으로 내걸 경우 철수하는 기업들은 속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북한의 손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진행자:

상황이 어렵게 되더라도 수십억의 자산을 투자한 일반 입주 기업들 입장에선 철수를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하지만 개성공단에서 입주 기업이 철수할 경우 한국 정부에서 남북경협의 보험금을 받지 않습니까?

노재완:

현재까지 남측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투자한 돈은 토지 분양 대금, 건축비, 설비투자비 등을 포함해 4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개성공단에서 철수를 해서 정부에서 손실 보험금을 받게 되는 경우는 정치적 문제로 공단 자체가 폐쇄되는 경우에만 성립됩니다. 쉽게 말하면 기업이 자진해서 철수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건데요. 이 때문에 입주 업체 사이에서 기업 활동의 어려움으로 자발적으로 철수를 할 경우에도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게 관련 규정을 고쳐야 한다는 요구가 있습니다.

진행자:

노재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노재완:

네.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개성공단에 입주한 업체의 첫 철수에 관해 노재완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