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03년 말 현재 두 개에서 아홉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국의 ISIS, 즉 과학국제 안보연구소가 11일 밝혔습니다. 민간연구단체인 이 연구소는 또 북한이 모두 15에서 38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고농축 우라늄은 거의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전세계 핵확산 감시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과학국제안보연구소는 11일 2003년 말 현재 전세계 핵물질 재고량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2003년 말 현재 전세계 60여개 국가들이 보유한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의 양은 모두 3천7백 톤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폐기되는 양보다 생산되는 양이 더 많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을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등과 함께 스스로 공표는 안했지만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 분류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네 나라들이 모두 합쳐 최대 404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가운데 북한은 두 개에서 아홉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다른 세 나라들에 비해 핵무기 보유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모두 15에서 38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은 1993년 이전까지 약 10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이미 생산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2003년 상반기동안 추출한 것으로 알려진 플루토늄의 양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보관해온 핵연료들을 모두 재처리했다고 스스로 발표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이것이 국제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가스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생산량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관련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확실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연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