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이름도 못쓰는 북한 주재 비정부 기구들

북한에서 활동중인 국제비정부 기구들은 모두 단체의 이름을 쓰지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비정부기구들이 평양에 주재하는 비용도 비싸게 책정하고 있습니다. 이들 단체들이 이름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외국의 단체들로부터 지원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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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로 11년째 북한에서 위생시설 개선과 농업개발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아일랜드에 기반을 둔 비정부기구 컨선 ( CONCERN World wide) 은 지난 2006년부터 북한에서 컨선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대신 '유럽연합 지원계획'(EU Program Support)아래에서 단체 3(Unit 3)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컨선의 대북 지원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North Korea wanted all international NGO out of the country and then this compromise was reached that we could stay there but we all should be under the one banner of EU

당시 북한은 북한에서 활동하는 모든 국제 비정부기구들의 철수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 북한에 계속 남아 있으려면 유럽연합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북한에서 병원 개보수 작업과 의료품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프랑스의 비정부기구 프리미어 어전스(Premiere Urgence) 관계자도 북한에 계속 남아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유럽연합의 우산 아래로 들어가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비정부기구 '프리미어 어전스'는 현재 북한에서 '유럽연합 지원계획'(EU Program Support) 란 이름 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단체의 활동은 유럽연합과 어떤 관계도 없으며 활동 내용이나 과정도 과거 비정부 기구의 이름으로 일할 때와 비교해 달라진 것이 없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에서 장애인 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는 벨기에에 본부를 둔 핸디켑 인터네셔널(Handicap International)은 북한에서 모든 활동은 이 단체의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 연합 아래에서 건강 단체 7 (Health unit 7)이란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고, 따라서 핸디켑 인터네셔널은 대북 지원 활동에 관한 정보제공을 해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 지원계획'(EU Program Support) 아래에서 북한에 상주직원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 국제 비정부 기구는 아일랜드의 컨선 ( CONCERN World wide) 프랑스의 프리미어 어전스(Premiere Urgence) 프랑스의 트라이앵글 제너레이션, 벨기에의 핸디켑 인터네셔널(Handicap International) 독일의 저먼 애그로 액션 ( German Agro Action) 그리고 영국의 세이브더 칠드런 UK(Save the Children UK)등 모두 6개 단체 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5년 말 북한의 인도적 위기 상황은 끝났다면서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든 국제기구들에게 인도적 지원 사업을 종료하고 장기적인 개발지원 사업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와함게 북한에서 상주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모든 국제 비정부기구들의 철수를 요구했습니다. 북한의 요구에 따라 WFP 세계 식량 계획등 국제 기구들을 대북 인도적 지원을 축소했습니다.

국제비정부기구들의 경우 앞서 설명한 유럽연합의 우산속으로 들어가기로 절충점을 찾은 유럽의 단체들를 제외하고는 미국등 많은 서방의 단체들이 북한에서의 상주 직원을 철수하고 감시요원의 상주가 허용되지 않는 북한에서의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한 주민들은 북한 전역에서 농업, 위생, 의료, 장애인, 간척사업들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비정부 기구들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 은 주민들의 통제를 위해서 국제 비정부기구들의 활동을 최소화하고 그 존재 자체를 감추고 있다면서 이같은 조치는 북한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 보다는 정권의 유지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 관동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원웅교수 입니다.

이원웅: 우리가 국제 비정부 기구를 통제한다 면서 주민들과 세계에 북한 정부의 힘을 각인시키는 차원의 조치라고 봅니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생각했다면 그 많은 사람들을 굶어 죽였겠습니까?

북한에 상주하는 비정부 기구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5명의 상주 인원을 평양에 두고 있는 독일의 비정부기구 저먼 애그로 액션 ( German Agro Action)은 평양 상주 인원들이 지원 현장을 방문하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고 함께 일할 북한 직원을 마음대로 고용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임금과 전화료, 아파트 월세등이 모두 북한 당국에 의해 결정되고 그 가격 또한 아주 비싸게 매기는등 대북 지원 활동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저먼 애그로 액션은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민감한 문제라고 정중히 사절하면서도 어려움은 많지만 계속되는 자연 재해로 살기 힘든 북한 주민들을 이름없이 도와주고 있는 국제 비정부기구의 활동이 북한과 서방 세계 사이의 신용을 쌓는 다리를 만들고 있다고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