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계속할 경우, 북한체제가 무너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미국과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달러 위폐문제에 대한 태도변화를 시사하는 발언들을 내놓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관련 소식을 이동혁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의 배경을 소개해 주시죠.
일본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을 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의 제재가 이어지면 북한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는 것입니다.
교도통신은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미국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달러 위폐제조와 관련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조치들을 뜻합니다. 미국은 지난해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을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했습니다. 이후 이 은행은 북한과 거래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할 정도라면 북한이 미국의 금융제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그렇습니다. 미국은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을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한 이후 그 후속조치들을 속속 밟고 있습니다. 이 같은 조치들의 파급효과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일본의 일부 대형 은행들이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과 거래를 끊었고 남한의 일부 은행들도 같은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스위스의 한 은행은 북한과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북한이 해외에서 금융거래를 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말입니다.
당장은 위폐문제의 해결 조짐이 없는 것 같은데요.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도 이 문제로 열리지 못하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북한은 현재 위폐제조를 부인하며 미국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이 금융제재를 풀지 않는 한 6자회담에도 나가지 않겠다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달러의 위폐를 만드는 것은 심각한 불법 행위이자 자국 화폐 보호차원에서라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며 매우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위폐제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북한의 태도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북한은 지난 9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불법 금융행위들을 반대하는 것은 북한의 일관된 정책이라며 국제적인 반 자금세탁활동에 적극 합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10일 좋은 말이지만 행동이 필요하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불법행위를 중단할 뜻이 있다면 행동으로 보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숀 맥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불법행위를 중단하는 일은 북한 정부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므로 매우 간단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위폐제조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불법행위를 예방하거나 중단시키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 7일부터 사흘간 평양을 방문한 남한 집권당의 임채정 의원은 11일 북한이 위폐문제에 대해 성의를 갖고 하려는 편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동혁기자